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10대 여성을 처음 만나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는 17일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임모(3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임씨와 검찰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원심은 임씨에게 징역 2년 6월,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정보 공개 및 고지 등을 선고했다.
임씨는 지난해 4월 19일 오후 4시 30분께 인터넷채팅으로 알게 된 A(18)양을 충남 아산에서 처음 만나 "이벤트를 해주겠다"며 검은색 안대를 쓰게 한 뒤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차를 몰아 이동했다.
10여분간 운전한 임씨는 한 모텔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뒷좌석으로 옮겨 타 안대를 쓰고 있는 A양을 성폭행했다.
임씨는 "합의하에 성관계가 이뤄진 것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해 강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무런 성경험이 없던 피해자가 당일 처음으로 대면하고 나이 차도 많이 나는 피고인을 만나자마자 선뜻 성관계부터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쉽지 않다"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할 의도였다면 모텔에 가는 게 통상적이고 굳이 공터에 세운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봤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해 강간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원심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 범위 내에서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