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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정의당 연대도 깨지나…'제한적 야권연대' 될 듯

국회/정당

    더민주·정의당 연대도 깨지나…'제한적 야권연대' 될 듯

    더민주, 심상정 지역구 후보내며 압박…수원정 등 놓고 신경전도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면서 더민주와 정의당의 야권연대도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정의당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제1야당이 후보를 내면서 야권연대 협상을 위한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다.

    더민주는 "정의당과 연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지만 정의당은 "야권연대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야권연대 실패로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 더민주, 심상정·정진후 지역구에 공천…'야권연대' 이견·불신 가득

    더민주는 지난 23일 야권연대를 염두에 두고 미뤄온 경기고양갑과 안양동안을에 각각 박준 지역위원장과 이정국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경기고양갑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안양동안을은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가 출마한 지역구다. 이 지역에 더민주가 공천을 완료하면서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정의당과 야권연대가 요원해졌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2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민주에서는 공천을 차츰 해 나가며 경기고양갑과 안양동안을, 겨우 두 지역만 비워두고 협상을 하려는 상태였다. 하지만 정의당은 경선 등을 거쳐 양보할 수 있는 지역을 15곳 이상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더민주가) 거절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당초 경기고양갑과 안양동안을에 더민주가 후보를 내지 않는대신, 수도권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정의당 후보들이 후보등록을 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좁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당은 수원정(더민주 박광온 의원·정의당 박원석 의원 출마) 등 현역끼리 맞붙은 지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 측에서는 이 지역을 포함해 양보받기를 원하고 있지만 정의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수원정은 우리 당 후보가 앞서는 곳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우리가 양보를 요구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의당 측에서 이 지역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쳐 답을 주기로 한 사이, 더민주 측에서 기습적으로 공천 발표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협상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는데, 후보등록 등 공천 일정에 쫓겨 일단 두 지역에 공천을 한 것"이라면서 "한 두지역을 요구했는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어쩔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와 정 원내대표 지역에 후보를 낸 것은 일종의 압박이자 벼랑끝 전략일 수 있다.

    정 단장은 그러면서 "정의당과의 야권연대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의당 "더민주, 제1야당 다운 협상 태도 아냐" 반발

    상징성이 큰 지역까지 후보를 내는 더민주의 공세적인 공천에 정의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민주가 후보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국민 여론을 이용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정의당 후보들을 '울며 겨자먹기'로 물러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협상을 계속 하겠다는 더민주 측 입장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고(공천을 다 한 뒤) 이제 와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제1야당으로서 또다른 야당을 탄압하는 것은 정말 국민에게 보여서는 안될 망동"이라고까지 비판했다.

    야권연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야권연대에 대한 김종인 대표의 인식이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가 중도외연 확장 행보를 보여온 만큼, 또다른 진보정당과의 연대가 총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지난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정의당과의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연대하는 것이 쉽게 이뤄질 수 없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을 제치고 제3당이 된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더민주로서는 정의당과의 야권연대 필요성이 덜해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야권연대' 이뤄질 듯

    이에 따라 이미 총선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인천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더민주와 정의당의 연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인천 13개 전체 선거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합의한 상태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는 남구을은 정의당이 후보를 내고, 중·동·강화·옹진, 연수을, 부평 등 3개 지역구는 단일 후보를 선출키로 했다. 나머지 9개 선거구에는 더민주 후보로 단일화해 출마한다.

    울산 북구에서도 더민주 이상헌 후보가 사퇴해, 진보성향의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큰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앞서 더민주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 정태호 의원(관악을),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평을)은 각각 후보간 연대를 제안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앞서 더민주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을)과 정의당 김제남 의원(서울 은평을)은 "이번 총선은 반드시 여야 1:1 대결구도로 치러져야 한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해 추가 지역별 연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정의당과 야권연대가 요원해지면서 결국 다야(多野) 구도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거둘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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