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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또 시행령 바꿔 교육감 압박 나선 정부

    예산안 제출시 지자체장과 반드시 협의토록 강제…"교육자치 침해" 논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능정보사회 대비 미래 교육정책 방향과 과제' 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정부가 시도 교육감이 예산을 편성할 때 지방자치단체장과 반드시 '협의'를 거치도록 시행령을 바꾸기로 해 '교육 자치 훼손'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누리과정 몫을 떼도록 강제하는 특별법 제정 추진의 후속 조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8일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의 '교육정책협의회'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지방교육자치법상의 '지방교육행정협의회'로 통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는 시도 교육감이 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지자체장과 서면으로 협의하되, 필요할 때만 '교육정책협의회'를 열도록 돼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육감들은 예산안을 제출하기 30일 전까지 지자체장에게 협의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또 요청한 뒤 20일 안에 협의회를 열어야 하고, 전입금 전입 시기 등 관련 협의사항을 반드시 반영해 첨부해야 한다.

    교육청의 세입 재원은 중앙정부의 이전수입인 '교부금'과 일반자치단체 이전수입인 '법정전입금', 또 자체 수입으로 구분된다. 전입금의 경우 지방교육재정 세입의 20%가량을 차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히 "앞으로 교육청과 지차단체가 긴밀히 협력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집행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행령은 다음달 9일까지 입법 예고, 이후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6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부 시도 교육청들은 '누리과정 떠넘기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며 반발하는 기류다. 전입금은 교육환경 개선 등을 위해 써야 할 별도의 예산이지, 누리과정 예산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지자체장이 협의 과정에서 전입금을 누리과정에 쓰도록 용도 지정을 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출직인 교육감의 '교육 자치' 권한을 시행령으로 침해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국세 교육세 재원을 '특별회계' 예산으로 만들어, 누리과정이나 초등 돌봄교실 등에만 사용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지난달말 결정했다.

    특별법에는 특히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대신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규정도 담겼다.

    이에 대해서도 교육청들은 "추가적인 국고 지원 없이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몫을 떼어내라고 하면, 가뜩이나 부족한 다른 교육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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