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황진환기자
정부청사에 침입해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지역자체 선발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채 시험'의 신뢰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준비생 송모(26)씨는 지난 1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M공무원 시험 전문 사설학원에서 지역자체 선발시험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
송씨는 제주 모 대학이 M 공무원 시험 학원에 의뢰해 실시한 지역자체 선발시험인 PSAT(공직적격성평가) 모의고사에서 81점을 획득해 응시생 277명 중 전국 2등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런 우수한 성적으로 이 대학의 추천을 받은 송씨는 정작 지역인재 7급 시험에서는 간신히 과락을 넘긴 점수인 45점을 받는 데 그치면서 정부청사에 침입해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하는 희대의 범죄를 저질렀다.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은 공직 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지역인재 육성과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돼 지금까지 755명의 공직자를 배출했다.
올해도 110명을 모집하는 지역인재 7급 시험에 전국 128개 대학에서 추천한 702명이 응시해 평균 6.4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288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역인재 7급 시험은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특히 지역대학생들이 크게 선호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지역인재 7급 시험의 예비시험격인 지역자체 선발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하면서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시험관리에 또다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 대학은 지역인재 선발시험 응시자 추천 과정에서 인사혁신처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지역인재 추천대상자’ 선발시험 등을 실시하는데, 선발시험 방식이 중구난방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일부 대학은 제주지역 대학처럼 사설 공무원 시험 학원에 지역자체 선발시험을 위탁하기도 하고, 일부 대학은 총장 주관으로 교수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개최해 응시자를 추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