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 '아이들과의 마지막 통화와 문자'가 비통함으로 남아
CBS 라디오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4월 15일 저녁 8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조명한 특집 다큐멘터리 <새벽 4시의="" 궁전="">을 방송한다.
<새벽 4시의="" 궁전="">은 세월호 관련 단체 '4.16 기억저장소'와 CBS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삶을 되짚어보기 위해 만든 팟캐스트 방송 <416의 목소리>(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이 있다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416의 목소리>는 여러 희생자 가족들이 출연, 참사 이후 자신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구성으로 전개되며, 지난 넉 달 동안 총 14회가 방송되고, 노컷뉴스로도 동시 송출됐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워진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사랑하는 딸 예은 양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유경근 씨는 방송에 출연, "세월호의 올바른 진상이 규명되는 것을 넘어,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진실을 알고싶어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주의를 촉구했다. 유 씨는 "딸이 보낸 마지막 문자는 해경이 와서 구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며,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오직 한 가지 '함께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아이들 스스로 살 길을 찾아 어둠 속을 헤맸을 흔적들이 남아있을 것 같다"면서 세월호 최후의 순간과 흔적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에서 목숨을 잃은 준형 군의 아버지 장훈 씨도 "세월호를 인양해서 미수습자를 찾고, 침몰 원인도 밝혀내야겠지만, 아이들의 마지막 흔적들을 찾는 일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팟캐스트 방송 <416의 목소리>와 다큐멘터리 <새벽 4시의="" 궁전="">을 연출한 CBS 정혜윤 PD는 "유족들이 가장 잊지못하는 것은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 아이들과의 마지막 통화, 마지막 문자"라면서 "유족들은 통화가 됐으나, '빨리 나와!'란 말을 하지못했던 게 가장 큰 죄책감과 애통함, 비통함으로 가슴에 비수처럼 남아있다"고 전했다.
정 PD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되고, 그 순간 사람들은 위기에 빠지면서 평생 상실감과 그리움을 가슴에 안은 채 위태롭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럴 경우, 인간관계를 비롯해 삶의 의미나, 일상의 행복, 꿈 등이 모두 무너져 내린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또, "이것이 바로 세월호 유족들이 참사 이후 지금까지 겪고있는 일들"이라며, "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최선의 길은 바로,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자코메티의 '새벽 4시의 궁전'
한편 <새벽 4시의="" 궁전="">이란 제목은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예술작품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자코메티는 한 여성과의 헤어짐을 겪은 뒤 과거에 놓아두고 온 기억의 편린과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가건물 형식의 설치미술 작품을 만들었다.새벽>새벽>새벽>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