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음속 열차 '하이퍼루프'를 현실화하기 위한 첫 주행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하이퍼루프 개발업체 '하이퍼루프 원'(전 하이퍼루프 테크놀리지)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사막에서 주행시험 시연회를 열었다.
3m 길이의 썰매 형태 열차는 추진 모터를 달고 시속 187km(116마일)의 속도로 선로를 이동했다.
첫 주행시험인 까닭에 이동 시간은 2초에 불과했다. 기기를 멈추는 브레이크 개발을 아직 못해 열차는 모래 더미에 부딪히고 나서 멈췄다.
하이퍼루프 원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브로건 밤브로건은 "2초 안에 시속 400마일(644km)까지 내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말 튜브 형태를 갖춘 열차로 완전한 시험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롭 로이드 하이퍼루프 원 최고경영자도 "올해 말에는 '키티 호크'(kitty hawk·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기를 시승한 미국 마을)의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9년까지 이동체 개발을 끝내고 2021년에는 승객을 태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루프는 사람과 화물을 음속에 맞먹는 시속 1천200km의 속도로 옮길 수 있는 열차 형태의 이동수단을 말한다.
하이퍼루프를 타면 약 600km 떨어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사이를 단 30분 만에 갈 수 있다. 한국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16여 분 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하이퍼루프에는 터널 안에서 자기부상 기술로 열차를 띄우는 원리가 적용된다.
하이퍼루프 기술은 영화 '아이언맨'의 실존 모델로 유명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의 머리에서 나왔다.
머스크는 20013년 자기 상상력을 담은 논문에서 처음으로 하이퍼루프 개념을 선보였다.
꿈의 음속 열차 개발을 두고 경쟁도 뜨겁다.
하이퍼루프 원의 기술 시연회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경쟁업체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리지(HTT)는 선로와 열차에 영구 자석을 장착해 열차를 띄우는 기술인 '수동 자기부상'의 특허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WSJ는 "수동 자기부상 기술은 이전 방법보다 싸고 에너지를 더 많이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이퍼루프 원도 영구 자석을 이용한 자기부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 외에도 스페이스X의 지원을 받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과 미국항공우주국(나사)과 협력하는 스카이트랜 등이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머스크의 상상력이 현실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발업체를 향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