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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농협법 개정까지…사면초가 내몰린 '축산농가'

경제정책

    김영란법에 농협법 개정까지…사면초가 내몰린 '축산농가'

    중앙회장 선출방식 변경, 축산경제대표 직선제 폐지

     

    민선제 전환 이후 전임 회장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농협중앙회 회장의 선출 방식이 대의원 간선제에서 이사회 호선 방식으로 변경된다.

    또한, 경제지주의 축산대표 선출 방식도 직선제에서 인사추천위원회의 선임제로 바뀐다. 농협 내 축산 농가들의 목소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영란법에 이어 농협법 개정으로 국내 축산업계가 사면초가에 내몰린 상황이 됐다.

    ◇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부는 지난 2011년 3월 농협법을 개정해 농협중앙회를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 2012년 3월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신용사업을 완전 이관했다. 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은행과 보험, 신용카드 등을 책임 관리하는 체계가 됐다.

    나머지 농산물 판매와 유통사업 등을 전담할 경제지주회사는 2017년 2월까지 설립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같은 분사 작업이 완료되면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과 지주회사에 대한 지도와 감독, 교육 역할만 담당하게 되고,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은 각각의 지주회사들이 알아서 운영하는 구조가 된다.

    그런데, 최근 농협의 직원 비리와 금융사고, 농민조합원의 불만 등이 터져 나오면서 사업구조개편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농협법을 일부 개정해 중앙회장 선출방식과 조직 운영 방식등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 농협 중앙회장, 이사회에서 선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농협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0일 입법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중앙회장의 선출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농협 중앙회장이 비상임인데다 지주회사 분사로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현재 대의원 간선제를 이사회 호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전국 1100여명의 조합장 가운데 250여명의 대의원이 중앙회장을 선출했지만, 앞으로는 28명의 이사들이 선출하게 된다. 이는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중앙회장 선거 과정의 각종 잡음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그동안 민선 출신 중앙회장 4명 모두가 각종 비리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았다.

    ◇ 경제지주회사, 표 선정 논란…축산대표 특혜조항 삭제, 축산농가 반발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경제지주회사의 운영구조를 대폭 수정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경제지주가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축경대표는 특례조항을 통해 축협조합장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 1132개 일선조합 가운데 축협조합이 139개로 12%에 불과한 만큼 축산농가들의 권리와 대표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런 특례조항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축경대표 선출 특례조항이 삭제됐다. 내년 2월에 경제지주회사가 완전 독립되면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축경대표를 선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경제지주의 대표가 지금처럼 2인 체제로 갈 수도 있고, 축경대표 자리가 없어지고 농경대표 단일 체제로 축소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조재호 농업정책국장은 "지주회사는 조합 개념이 아니고 일종의 주식회사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표선임 방식을 법으로 정할 수 없고 자체 정관에서 규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협 조합장들의 입장은 다르다. 축협조합 관계자는 "축협 조직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황에서 축경대표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농협내 축산업무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 농업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섰다"며 "축산 농민들을 대표하는 조직이 농협내부에 반드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 농협 경제지주회사 분리를 앞두고 일반 농업부문과 축산부문 조합들의 치열한 갈등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내 한우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농협법 개정안까지 불리하게 추진되면서 축산농가들이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내몰린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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