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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김수민 비례 7번 공천과정 뜯어보니

    비례대표 추천위 "지도부에 위임"…당 지도부 "공천 임박해 고육지책으로 해"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3월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례대표 추천위는 당 지도부에, 지도부는 김 의원을 소개한 인사에게 책임을 미루는 가운데 김 의원의 비례대표 7번 공천 경위를 둘러싸고 의혹만 커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지난 3월3일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있는 디자인회사 '브랜드호텔'을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이 회사의 대표인 김 의원을 처음 만났다.

    브랜드호텔의 방문은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김영환 사무총장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김 의원의 지도교수였던 김 모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김 총장이 운영하는 치과의 로고를 디자인하며 인연을 맺었다.

    안 대표는 학내 동아리에서 시작해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브랜드호텔을 보며 상당한 호감을 가졌고, 김 의원에게 정치 홍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좋은 인상을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트위터의 동영상 플랫폼인 페리스코프에서 브랜드호텔 방문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동아리로 시작한 젊은이들이 레드오션인 광고업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것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며 "다윗이 광고업계 골리앗과 싸워서 좋은 성과를 내는 스토리인데 우리당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브랜드호텔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김 의원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당 홍보와 관련된 조언을 이어갔고, '국민 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슬로건까지 전달하면서 당 지도부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복수의 국민의당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김 의원이 비례대표 7번에 공천된 데는 '청년 비례대표'에 대한 '구인난'이 작용했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들과 비례대표추천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당은 '청년 벤처 창업자'를 비례대표로 영입하려고 했지만 공천 신청자들 중에서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김영환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청년 벤처 기업인 수십 명에게 영입을 타진했지만 빈 손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당시 1번은 과학기술 혁명, 2번은 교육혁명 몫으로 빼두고 당선권 밖이라도 젊은 후보를 비례대표 순번에 넣자는 당 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며 "당시 지지율이 한 자리수로 바닥을 칠 때여서 젊은 인재들이 합류를 주저한데다 번호까지 안정권이 아니어서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런 과정에서 비례대표 후보 확정일자가 임박하자 몇 명의 인사들이 안 대표와 천 대표에게 김 의원을 추천했고, 두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자 발표 직전 김 의원의 공천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은 그러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인 신용현 의원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출신으로 한국기초과학계 수장으로 불리는 오세정 의원의 비례대표 1,2번 배정에 대해서 안 대표가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맞지만 김 의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공천에 안 대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김 의원이 23일 낙점되기 직전 아버지가 전 신한국당 의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아버지의 정치활동을 딸에게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김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엿새 뒤 김 의원은 당 홍보위원장으로 임명됐는데 당 공식 회의가 아닌 두 대표의 직권으로 임명됐다. 당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이어서 지도부에 인사 전권이 위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공천 직후부터 자격시비와 함께 정치 홍보 경험이 일천한 브랜드호텔이 당 홍보 핵심 업무인 PI(Party Idendtity) 업무를 맡고 비례대표 홍보까지 전담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거래가 오고갔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국민의당은 당시 진상조사결과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최근 중앙선관위는 당 홍보 업무를 하는 업체에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당시 사무총장으로 회계를 총괄한 박선숙 의원도 함께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이 수사에 착수한 뒤 국민의당은 이상돈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내부 진상조사단을 꾸려 당 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도 "진상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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