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의원들이 26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전대) 시기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겸직 문제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박 위원장은 "겸직 문제는 (나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며 "당헌당규 제‧개정이 마무리되는 8월말쯤 (전대를 포함한) 당의 로드맵을 발표 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의총은 전날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내용 및 김영환 사무총장의 당무보고 등으로 진행되는 듯했지만 황주홍 의원이 의사진행발언 형식을 통해 "의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연 뒤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날 의총에서는 선수와 지역에 무관하게 차기 전대 시기와 박 비대위원장의 겸직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중로 의원은 "다른 당은 8월에 전대를 하는데 우리는 언제 한다는 것인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겸임문제는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의원들 내에서 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용호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김경진 의원 역시 "전대 시점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거들었고 최도자 의원은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까지) 겸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당에 유능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전대를 늦출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도 "비정상적인 비대위 체제를 끝내야 된다"며 "8월말까지 전대에 필요한 당헌당규를 만들어서 넘기면 언제 전대를 하고 겸직에 대한 입장을 (박 위원장이)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상돈 의원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토론 대상이 아니지 않냐"고 했고, 신용현 의원은 "행여나 이런 문제를 갖고 외부에서 (당이) 서로 싸움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당이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박 위원장이 '안철수 당'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황주홍 의원은 "우리당이 안철수당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 의원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의사결정 과정이 (안 전 대표와 박 위원장 등 지도부 중심의)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당의 위기를 심화시켜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엽 의원도 황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동감의 뜻을 밝혔다.
박주현 의원 역시 "국민의당을 안철수당으로 만들면 당도 어려워지고 정권교체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처럼 안 전 대표 위주로 당이 간다면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같은 사람이 오겠냐"고 반문했다.
쏟아지는 지적에 대해 박 위원장은 "안철수 한 사람만으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안철수의 중도보수, 천정배의 개혁정치, 정동영의 통일정책들이 엮여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비대위원장-원내대표 겸직문제에 대해서는 "당원 전수조사가 끝나고 당헌당규가 정비되는 대로 겸직 문제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며 "8월 말까지 이런 것들이 정비되면 로드맵을 갖추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