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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쥐어짜는 '도피아'…벼랑 끝 몰린 수납원

노동

    톨게이트 쥐어짜는 '도피아'…벼랑 끝 몰린 수납원

    2020년 하이패스 전환, 2200명 수납원 '정리해고 1순위'

    - 열악한 노동환경, 배후는 '도피아(도로공사+마피아)'
    - 퇴직시 톨게이트 불법수의계약 특혜
    - 외주화·최저임금…온갖 악랄한 노동착취
    - "16시간 일하고 화장실 못 가 비닐에다…"
    - 법원 "도공, 직접고용하라" 1심까지 승소
    - 기계가 인간 대체? 인간존엄성 고민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10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수미 전 의원, 고동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 정관용> 우리 노동 현장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은수미, 고동민의 현장입니다. 오늘은 톨게이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분들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요즘 하이패스가 참 익숙해졌어요. 그런데 바로 이 하이패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톨게이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고용불안을 의미하죠. 지금 인천에서 8명 해고돼서 농성 중이고 서산에서 3명 해고돼서 농성 중이고요. 그리고 고속도로 각종 톨게이트에 ‘도피아’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하나씩 꿰차서 엄청난 돈을 벌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는 아주 열악한 노동조건을 제공한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죠. 톨게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한 번 점검해 보겠습니다. 은수미 전 의원 또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 어서 오십시오.

    ◆ 은수미> 안녕하세요.

    ◆ 고동민>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전원 비정규직인가요, 여기는?

    ◆ 은수미> 아니요. 일부는 정규직도 있어요. 아니, 그렇잖아요.

    ◆ 고동민> 2009년에 외주화를.

    ◆ 은수미> 외주화를 하면서 거의 다 비정규직으로.

    ◇ 정관용> 2009년 이전에는 다 직접고용이었어요?

    ◆ 은수미> 네, 직접고용이었어요.

    ◇ 정관용> 도로공사 소속 직원으로?

    ◆ 은수미> 네. 소속 직원으로. 그런데 2009년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일단 정규직 전체를 줄인다. 공공기관 선진화. 줄인다는 이유로 일부 간부사원들한테 너 먼저 나가. 그러니까 그때 55세 안 된 사람들한테 먼저 나가.

    ◆ 고동민> 임금피크제처럼.

    ◆ 은수미> 네, 임금피크제처럼. 대신 톨게이트 하나씩 줄게. 이렇게 된 거예요.

    ◇ 정관용> 아.

    ◆ 은수미> 그래서 그만큼. 예를 들어서 5년 먼저 내보내고 이러면 5년 정도. 그래서 그 톨게이트를 줘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외주화가 됐잖아요.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와 은수미 전 의원. (사진=CBS시사자키팀)

     

    ◇ 정관용> 아니, 그전에는 톨게이트도 전부 다 도로공사 직영이었습니까?

    ◆ 은수미> 네. 직영으로 했었죠. 그러다 공공기관 선진화, 작은 정부 하면서 사람들 내보내면서 그중의 일부한테 줘버린 거예요.

    ◆ 고동민> 문제가 되는 건 당사자들은 직접고용이었는데 외주화된 지 몰랐다는 거예요. 그냥 계속 수납업무만 하시니까 어느 날 사장님이 갑자기 등장하셔서 ‘내가 이 업체의 사장이다’라고 주장하셨다는 거예요.

    ◇ 정관용> 그전에는 거기는 업체가 아니라.

    ◆ 고동민> 도로공사에서 관리감독을 했었죠.

    ◇ 정관용> '도로공사 어느 지사' 이랬겠죠?

    ◆ 은수미>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갑자기 사장님이 나타났다는 거예요?

    ◆ 은수미> 네.

    ◇ 정관용> 그래서요?

    ◆ 고동민> 그래서 갑자기 신규채용으로 해야 된다는 거예요. 10년 동안 도로공사에서 직영으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신규채용을 하겠다. 그래서 2년마다, 3년마다 한 번씩 또 사장이 바뀌고. 거기 사장은 잘 오지 않는대요.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비정규직 업체 관리하는 사람들이 전권을 휘두르는데 아주 악랄한 짓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어떤 악랄한 짓이요?

    ◆ 고동민> 일단은 사실 수납업무만 사실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식당에서 한 달에 한두 번씩 밥을 시켰대요. '식당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쉬는 날 돌아가면서 밥을 해라' 그렇게 지시를 하고 그다음에.

    ◇ 정관용> 검표원인데 추가 노동을 시킨 거군요.

    ◆ 고동민> 전혀 다른 업무를 시킨 거예요. 그리고 사실은 풀을 뽑는 작업을 시킨다든지 도로에 떨어진 휴지를 줍게 한다든지 이런 사실 말도 안 되는 업무를 계속.

    ◇ 정관용> 환경미화 청소하고.

    ◆ 은수미> 네. 일 다 시킨 거죠. 그리고 또 그 업무 자체가 저는 가장 놀랐던 것이 뭐냐 하면 여기가 미세먼지가 굉장히 심해요.

    ◇ 정관용> 자동차가 계속 지나다니까.

    ◆ 은수미> 그래서 WHO 기준 3배예요. 굉장히 심각한 곳이에요. 그래서 제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그러면 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스크라도 써야 된다 그랬더니 고객에게 친절해야 돼서. 고객이 싫어하시기 때문에 마스크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아무런 대책이 없어요. 그러니까 거기다가 또 어떤 분 같은 경우는 인터뷰를 해 보니까 16시간 일을 하는데 화장실을 못 가서 비닐에다가. 비닐에다가 보셨더라고요.

    ◇ 정관용> 이게 교대가 안 됩니까?

    ◆ 은수미> 아니, 교대가 되는데 모 톨게이트 같은 경우는 16시간을 그냥 쉬지 않고 일을 시킨 경우가 있어요.

    ◆ 고동민> 다음 차수 근무자가 안 나오셨거나.

    ◆ 은수미> 네, 안 나오셨거나. 그런 일들이 간혹. 월 한두 번씩 생기는 모양이에요.

    ◇ 정관용> 제가 듣기로 일반적으로는 톨게이트가 예를 들어서 한 6군데, 7군데 있다고 치면 6명, 7명이 일하고 있으면 1명의 예비가 있어서.

    ◆ 은수미> 뛴다고 그러잖아요.

    ◇ 정관용> 2시간에 한 번씩 1명이 투입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잠깐 또 돌아가고. 이런 식으로 해서.

    ◆ 은수미> 그렇죠.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 정관용> 화장실도 가고 이러시는 걸로 알았는데.

    ◆ 은수미> 국회에서 증언대회 같은 걸 했거든요. 을지로위원회 차원에서. 그랬더니 예외적인 일들이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16시간 동안 계속 일을 하고 용변을 그러면 어떻게 봅니까?

    ◇ 정관용> 그런 경우도 있더라.

    ◆ 은수미> 네. 비닐봉투에 보거나.

    ◆ 고동민> 그래서 그 관리소에 있는 사무장들이 물을 먹이지 않는대요. 물병을 검사한대요. 갖고 가는지 안 갖고 가는지. 소변, 화장실을 자주 갈까 봐 물을 가져가는 걸 막거나 그래서 되게 급한 경우에는 아까 말씀하신 경우 같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은수미> 그러니까 간이화장실 같은 걸 설치를 안 해줘서. 옆에 간이화장실이라도 좀 설치를 해주면 좋은데 멀리 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차 타고 가면 사무실이 멀리서 보이는데 거기까지 가야 돼요. 그러니까 절대 안 된다는 거죠. 굉장히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아까 고객에게 친절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안 된다 얘기해서 갑자기 떠올랐는데 또 감정노동자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네. 엄청난 감정노동을 하셔서.

    ◇ 정관용> 운전자 가운데 폭언하고 이런 분들도?

    ◆ 은수미> 폭언에 바바리맨도. 시사자키에서 지난번에 한 번 하셨을 때 바바리맨 있다고.

    ◇ 정관용> 톨게이트 딱 도착하면 바바리맨 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 은수미> 네, 그걸 국회에 오셔서 증언대회 때도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 고동민> 사실 그걸 응대를 잘할 수밖에 없는 게 또 ‘2번 이상 민원되면 해고할 수 있다’라는 이상한 조항이 있대요.

    ◇ 정관용> 아.

    ◆ 고동민> 그래서 사실은 그런 것도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고객이 불만표시 2번 이상 하면.

    ◆ 은수미> 네, 그래서 무조건 웃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고객이 잘못 준 것에 대해서 고객이 항의할 때도 있어요. 돈이 적니 많으니 이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니. 그것조차도 응대를 하는 감정노동을 하고 계시는 거죠.

    ◆ 고동민> 차가 딱 들어오면 일단 차가 들어올 때 인사를 한대요. 목례를. 그리고 고객과 눈을 마주치면서 상냥한 미소를 띠고 ‘얼마입니다’라고 얘기를 하고 두 손으로 받고 두 손으로. 사실은 이 수납하는 일이 전혀 상관없는 서비스라는 폭력을 감시감독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아니, 저는 충분한 휴식시간과 이런 교대근무 이런 걸 보장하면서 그렇게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해라. 그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기분 좋습니까? 운전자 입장에서도. 인사도 하고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고 좋죠. 그건 나쁘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러려면 충분한 휴식과 이런 게 있어야 인간이 그럴 수 있는 거지.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게 안 되면서도 하라 이건가요?

    ◆ 고동민> 전혀 그럴 수 없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8시간 근무 동안 한 30분 정도의 식사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때도 바쁘면 밥 먹다가 숟가락 놔두고 들어와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 은수미> 거기다가 기껏해야 140만원 받는 것 아니에요.

    ◇ 정관용> 월급이 140만원.

    ◆ 은수미> 네. 그것도 기본급은.

    ◇ 정관용> 그 전에 직접고용 때보다 줄었나요?

    ◆ 은수미> 확실히 줄었죠.

    ◇ 정관용> 줄었어요?

    ◆ 은수미> 그럼요.

    ◆ 고동민> 10년 전에 130만원 정도 받았대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때는 직접고용이니까 약간 연공서열이 있고 이래서 사실은 임금을 받았다가.

    ◆ 은수미> 계속 신규채용인 거예요.

    ◆ 고동민> 매년 신규채용이니까.

    ◆ 은수미> 업계가 바뀔 때마다 신규채용.

    ◆ 고동민> 최저임금으로.

    ◆ 은수미> 그래서 최저임금이에요. 딱 최저임금에 교통비. 이런 걸 줘서 140, 150인데 교통비도 너무 재밌는 게 여기는 차 없이는 출퇴근을 못 해요.

    ◆ 고동민> 취업이 아예 안 된대요.

    ◆ 은수미> 자기 차를 가지고 가야 되잖아요.

    ◇ 정관용> 거기를 어떻게 갑니까?

    ◆ 은수미> 그러니까.

    ◆ 고동민> 처음에 면접 볼 때 딱 두 가지 이상. 서산 톨게이트 노동조합 조합원은 딱 두 가지 조건이 있었대요. 하나는 자가용을 가져와야 된다. 운전. 유류비를 지급하는 건 아니래요. 따로 유류비를 지급하는 건 아니고 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두번째는 밥을 해야 한다. 이게 두 가지 면접 때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각 톨게이트마다 여건은 좀 다르겠습니다만.

    ◆ 은수미> 조금씩은 다르지만.

    ◆ 고동민> 거기가 기본적인 거라고.

    ◇ 정관용> 이런 일들이 막 벌어진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그나저나 요즘 너무 더우니까 부스 안에 에어컨은 있죠?

    ◆ 고동민> 제가 통화를 해봤는데 있대요. 아주 더운 날에도 틀지 못한대요.

    ◇ 정관용> 왜요?

    ◆ 고동민> 관리자들이 에어컨 물이 떨어졌는지 안 떨어졌는지 감시한대요. 전기세가 많이 나오니까.

    ◇ 정관용> 밖에서 보면서?

    ◆ 고동민> 아니, 나중에 보면 물이 떨어져 있으면 왜 에어컨을 틀었냐고 닦달을 한대요. 그러니까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고. 그런데 그 수납하는 기계가 너무 공간에서 너무 더우면 망가진대요. 그때만 잠깐 틀게 놔둔대요. 사람 때문에 에어컨은 트는 게 아니라.

    ◆ 은수미> 돈 때문에. 수납을 해야 받는 그 돈 때문에.

    ◇ 정관용> 그 기계가 망가질까봐.

    ◆ 고동민> 네. 그것도 낮에 잠깐 트는 거고 밤에는 전혀 틀지 않는 거예요.

    ◇ 정관용> 기계용 에어컨이군요.

    ◆ 은수미> 그렇죠. 이런 경우가 꽤 돼요. 사실 기계용 난로도 있었으니까, 과거에는.

    ◆ 고동민> 그러니까요. 사실 사람으로, 인간으로 사실은 보지 않는 거죠.

    ◇ 정관용> 지금 해고는 각 톨게이트에서 계속 지속적으로.

    ◆ 은수미>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하이패스 코너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 은수미> 그렇죠. 2020년까지 완전히 그게 하이패스가 다 장착이 되면 2200명 정도 해고가 된다고 추정되고 있어요.

    ◆ 고동민> 끔찍한 일이죠.

    ◇ 정관용> 그러면 2020년도가 되면 이제 톨게이트에서 그렇게 돈이나 표를 직접 받는 분들이 없어지는 겁니까, 아예?

    ◆ 은수미>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요. 그러니까 하이패스... 왜냐하면 또 그게 하이패스가 완전히 장착을 안 하는 차도 있고 하기 때문에 최소한은 서비스용으로 놔두고 나머지는 다 하이패스로 전환을 시키고 또한 하이패스가 작동을 안 하거나 문제가 생길 때 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니까 하나 정도는 열어놓는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를 다 무인화한다고 했을 때 2200명 정도가 해고된다. 이렇게 지금 추정되고 있죠.

    ◆ 고동민> 지금 사실은 감원한다는 건 사실 좀 의심스러운 게 어떻게 노동조합, 조합원들만 간부들만 감원되는 거니까요. 사실은 지금 감원돼서 하는 게 아니라고...

    ◇ 정관용> 그럼 어차피 하이패스가 늘어나면서 감원을 해야 하는데 노동조합 간부들 우선 하는 것이겠죠. 그렇지 않습니까?

    ◆ 은수미> 아니, 그런데 저는 그것도 저는 소통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봐요. 제가 몇 년 전에 가장 좀 황당했었던 플랜카드가 뭐냐면 모 톨게이트 앞에 플랜카드가 ‘하이패스가 되면 하이패스 하나에 나무 세 그루가 삽니다’ 이렇게.

    ◇ 정관용> 네, 저도 봤어요.

    ◆ 은수미> 보셨죠?

    ◇ 정관용> 그러니까 왜냐하면 표를, 하이패스를 통과하지 않으면 표를 받아야 되잖아요. 그게 다 종이잖아요.

    ◆ 은수미> 네.

    ◇ 정관용> 종이를 만드는 원료가 나무잖아요.

    ◆ 은수미> 나무니까요. 그러니까 두 가지. 제가 황당했던 건 그러면 역으로 하이패스 하나 댈 때마다 사람이 4명 목숨이, 그러니까 해고가 돼요. 더군다나 하이패스 같은 칩은 이게 반도체 칩인데 그것이 환경문제를 일으키거든요. 그래서 사람을 역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하면서 예를 들어서 선진국처럼 기술은 발전이 무조건 사람을 쫓아내는 게 아니잖아요. 기술을 사람을 살리는 방식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자연을 살리는 방식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되는데 그냥 딱 하나, ‘나무를 살립니다’ 하고 그냥.

    ◇ 정관용> 하이패스가 나무를 살린다.

    ◆ 은수미> 그냥 쫓아내고요.

    ◇ 정관용> 그런데 그 문제 말고도 차량 정체를 좀 막는다.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운전자들의 편리함을 도모한다. 이런 장점은 또 많이 있는 것도 사실 아닌가요?

    ◆ 은수미> 아니, 그러니까 ‘빨리 빨리로 가자’ 이거잖아요. 빨리 빨리로. 그런데 우리나라가 빨리 빨리로 가서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냐는 문제예요.

    ◇ 정관용> 이건 좀 철학적 문제가 되는데요.

    ◆ 은수미> 네.

    ◆ 고동민> 하이패스 하면서 사실은 사고가 없는 게 아니에요. 거기 하이패스 통과하면서 굉장히 사고가 많이 나고.

    ◆ 은수미> 많이 나죠.

    ◇ 정관용> 잠깐만. 이 얘기는 우리 이따가 마무리 때쯤 해서 철학적 고뇌로 한번 던져보자고요. 그전에 지금 이 노동자들이 2009년 이전에는 직접고용이었는데 외주화되고 비정규직화된 그 과정은 쭉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외주화라는 명목으로 도로공사 퇴직 사원들한테 준 건 특혜죠?

    ◆ 은수미> 특혜죠.

    ◇ 정관용> 그분들은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어요? 어디서 그걸 벌게 되는 겁니까?

    ◆ 은수미> 총액 정도가 한 4억 정도라고 저는 알고 있는데.

    ◆ 고동민> 한 5년 하면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산다고.

    ◇ 정관용> 어떻게 버냐고요, 그분들은.

    ◆ 고동민> 임금 착취하는 거죠, 일단.

    ◆ 은수미> 우선은요. 왜냐하면...

    ◇ 정관용> 관리비를 줄여서.

    ◆ 은수미> 그렇죠. 관리비 줄여서 인건비 따먹는 걸로 최소한 1억. 그다음에 국가 지원이 있잖아요.

    ◇ 정관용> 국가 지원.

    ◆ 은수미> 네. '장애인 장사한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던 건데.

    ◇ 정관용> 장애인 고용하면 지원 받죠.

    ◆ 은수미> 네, 1인당 몇 십만원.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면 또 1인당 몇 십만원씩 받으니까.

    ◇ 정관용> 그렇게 장애인을 고용하면서 또 기존에 있던 노동자들은 해고되는 거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계약기간 만료되면 장애인 고용 우선 고용하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장애인 우선 고용은 또 좋은 거 아닙니까?

    ◆ 은수미> 그런데 장애인을 고용하면서 돈 따먹기를 하는 거예요. 이 장애인을 지속적으로 고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국가가 매년 국가가 계속 지원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면 지원이 끊기잖아요. 장애인을 바로 해고하는. 이게 문제가 됐었어요. 그런 식으로 해서 또.

    ◆ 고동민> 아까 서산에 3명 감원했다는 게 사실은 그 세 분이 감원된 것이 아니라 다른 분들이 취업되신 거예요. 도로공사 과장님의 부인이. 그리고 소장님의 아는 지인이, 이렇게 해서 세 분이 취업을 했어요, 거기에서. 감원한 게 아니라. 그리고 노동조합 간부만 찍어낸 거거든요, 사실은. 그래서 지금 현 상태로 봤을 때 실제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게 노동조합 죽이기 아니냐' 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 식으로 퇴직 공무원들한테 톨게이트 하나씩 주는 건 이제 못 하게 됐죠? 2014년인가 언제 수의계약으로 못하게 하고.

    ◆ 은수미> 네. 수의계약으로 못하게는 했다고 해도 지금까지 약 75% 정도가 퇴직공무원, 퇴직직원 분들이 하시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 정관용> 아직도 75%.

    ◆ 은수미> 네.

    ◆ 고동민> 2014년 8월 정도에 그게 그렇게 됐는데. 8월 때 34명이나 그걸 신청, 계약을 했대요. 마지막 막차를 탄 거죠. 지금 서산이나 인천이나 다 거의 그런 분들이 수의계약 된 사장님들이 다 그때 막차를 타고 지금까지 운영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럼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니까 아직까지 75%가 퇴직공무원들이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이건 정말 너무 한눈에 딱 보이지 않습니까?

    ◆ 은수미> 보이죠.

    ◇ 정관용> 도로공사 퇴직하는 사람한테 ‘어이, 거기 목 좋은 데 있으니까 거기 맡아봐’ 이렇게 하면 자기들은 1년에 몇 억씩 벌고 인건비는 확확 줄이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참. 이런 것 왜 못 막았죠?

    ◆ 은수미> 그게 MB 때잖아요. MB 때 사실은 저도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 정관용> 노동연구원.

    ◆ 은수미> 네. 노동연구원에서 문제제기를 했었어요. 조사를 해봤거든요. 그랬더니 도로공사 딱 찍힌 거예요. 그건 쉽게 드러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거의 8, 90%가 직원이고 직원한테 또 도로공사의 정규직을 계속 또 줄이고. 그러니까 신규채용은 안 하고.

    ◇ 정관용> 너무 쉬워요. 탁 잡혀요. 그런데요?

    ◆ 은수미> 네. 그래서 문제제기를 했고.

    ◇ 정관용> 했더니.

    ◆ 은수미> 정부에서는 한마디로 말해서 콧방귀도 안 뀌고요. 그 당시 그래서 한국노동연구원이 불온한 집단으로 찍혔잖아요.

    ◇ 정관용> 그런 거 문제제기했다고?

    ◆ 은수미> 네. '좌파해방구'라고 찍혔었어요.

    ◆ 고동민>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거창하게 얘기하는 거죠. 그런 게 선진화라고 얘기를 했던 거죠, 지난 정부에서.

    ◆ 은수미> 그래서 저희 노동연구원이 정리해고 대상이 됐다니까요?

    ◇ 정관용> (웃음) 문제제기해서?

    ◆ 은수미> 네. 공공기관 선진화의 대상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래도 아무튼 이건 너무하다고 국회에서 문제제기가 되고 을지로위원회에서도 다뤘었죠?

    ◆ 은수미> 계속 다뤘어요.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수의계약 못하게 하고 이런 것들은 좀 만들어진 거죠, 그나마?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이미 해먹을 분들은 다 해먹고?

    ◆ 은수미> 그래서 '버스 지나가고 손 들기다'라는 말씀들도 하시는데. 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좀 을지로위원회가 움직이고 있고요. 지금 법원에서도 이게 불법파견이라고, 1심에서는 불법파견이라고 났어요.

    ◇ 정관용> 그렇죠. 상시고용하고 필수고용이고 지위명령 받아야 되고.

    ◆ 은수미> 그래서 어찌 됐든 저는 직고로.

    ◇ 정관용> 직접고용으로.

    ◆ 은수미> 네,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된다. 그리고 제발 좀 더 인력을 충원을 해서 지금 감원을 할 사항이 아니에요. 너무 사람들이 부족하고 그러니까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게 되거든요.

    ◇ 정관용> 화장실도 못 가고 이런 상황.

    ◆ 은수미> 그렇죠. 그러니까 그걸 위해서라도 교대근무 풀을 좀 더 넓혀야 되고 지금 현재 유지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직고를 해서. 그리고 그분들이 가져가시는 돈을 생각을 하면 직고를 하는 게 훨씬 더 싸요.

    ◇ 정관용> 그런가요?

    ◆ 은수미> 네. 이 달아나는, 원래 중간착취가 그게 문제잖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사실 외주화 자체가 문제였던 거죠.

    ◆ 은수미> 네. 외주화 자체가 문제였고 심지어는.

    ◇ 정관용> 그런데 이미 그 외주화는 다 진행이 돼서 하나하나 개별적인 사업자들이 있는 상태가 돼 있는데.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걸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요?

    ◆ 은수미> 되돌릴 수 있죠. 왜냐하면 계약기간이 끝나가는 데들이 있기 때문에 그 계약 다시 접수를 하면 돼요.

    ◇ 정관용> 아, 도로공사가 그냥 접수하면.

    ◆ 은수미> 그렇죠. 단계적으로 접수를 하고요. 지금 도로공사에서 그게 문제가 아니라 민자도로 이런 거 건설하면서 대기업하고 합작을 했잖아요. 그런데 그 대기업에 빌린 돈, 이자를 40%씩 물어주고 그러거든요. 그게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간단하네요. 도로공사가 어떤 톨게이트 관리소장한테 임금을 많이 줘봐야 몇 천만원밖에 안 줄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민영 식으로 하면 사장님은 몇 억을 받아가잖아요.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몇 억의 돈이 어디에서 생기느냐. 전부 노동자한테서 생기는 것 아닙니까?

    ◆ 은수미> 그렇죠.

    ◆ 고동민> 또 용역비를 부풀릴 수도 있죠. 10명이 근무하는데 12명이 근무한다고.

    ◆ 은수미> 혹은 자기 가족들을 넣어버리거나.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정관용> 이건 그동안 우리 현장 코너에서 다룬 것에 비해 답이 아주 명확합니다. 외주화 이거 빨리 없애고 직접고용으로.

    ◆ 은수미> 네.

    ◆ 고동민> 그런데 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사실 1심에서 올해 1월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졌잖아요. 우리 노동자 측에서는 이긴 거고. 그것 때문에 지금 톨게이트에서, 외주화된 톨게이트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질 수가 없대요. 왜냐하면 법적으로 다투기 때문에 우리가 여러 가지 애쓰는 순간 직접고용 형태로 바꿀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에 전혀 지금 신경을 아예 쓰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소송에서 이기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 고동민> 네.

    ◇ 정관용> 여기까지 하고요. 아까 우리 얘기했던 철학적 문제제기. 자,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진다. 이걸 어떻게 볼 것인가.

    ◆ 은수미> 그러니까 제가 두 가지를 얘기해요. 지금까지 매번 기술이 발전해서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는데요. 일자리는 늘었어요. 총 일자리는 늘어요. 하지만 기술의 적용에 따라서 A일자리에서 B일자리로 이동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럼 이동을 하는 과정까지를 존엄하게 보장하는 방식을 서로 협의를 하면 돼요. 어차피 일자리는 다른 곳에서 또 생기거든요. 그러면 기술을 인간친화적으로, 자연친화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 논의 없이 예를 들어서 경비도 마찬가지잖아요. 아파트 경비도 그냥 자르고 말아요. 그런데 또 고용해. 그리고 나서 또 문제가 있으니까.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마찬가지고요. 지하철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기술의 발전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기술의 적용에 있어서 인간친화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소통과 논의를 하자. 그러면 해답이 나와요. 이렇게 저항하고 140, 150만원 받는 노동자들이 월급을 위해서 또 다시 목숨을 건 저항을 하는 이런 방식으로 사회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 고동민> 저는 이게 이데올로기 공세라고 생각해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라는 상상이 사실. 그래서 사실은 인간이 계속 대체할 수 없는 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 은수미> 그럼요.

    ◆ 고동민> 그렇게 기계가 많이 생긴다고 해서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는데.

    ◆ 은수미> 줄어든 적 없어요.

    ◆ 고동민> 구조조정의 공포로만 이용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 은수미> 줄어든 적 있어요.

    ◇ 정관용> ‘오늘도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가면서 하이패스를 달고 나는 멈춤 없이 그냥 지나갔다. 저 옆에는 하이패스 안 단 사람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아, 하이패스 달기를 잘했구나’ 이렇게 많은 운전자가 생각합니다.

    ◆ 은수미> 그런데 그 하이패스를 단, 그렇게 본인은 멋있게 지나가시지만 아이들, 그분의 아이들은 일자리가 비정규나 하청 일자리밖에 안 생겨요. 그러니까 그 생각을 이제는 하자는 거예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정관용> 거기까지 고민해 봅시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하이패스 하지 맙시다’가 아닌 거죠.

    ◆ 은수미> 아니고.

    ◇ 정관용> 이건 해야 하고 동시에 이렇게 진행될 때 사라지는 그분들의 일자리는 우리가 어떻게 고민해서 변화시킬 것인가. 그렇죠?

    ◆ 은수미> 네.

    ◇ 정관용> 어려운 문제입니다.

    ◆ 은수미> 아니요. 저 어려운 문제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이거보다 쉬운 문제부터 합시다. 직접고용, 외주화 폐지. 수고하셨습니다.

    ◆ 은수미> 감사합니다.

    ◆ 고동민>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은수미 전 의원 그리고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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