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최순실 씨에게 뇌물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기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공범으로 사실상 적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14일 최 씨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에 대해 "구속기간 만료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를 앞두고 최 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역할'이 어떻게 담길지 주목되는 상황에서 나온 주목할 발언이다.
검찰은 그동안 뇌물죄 적용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있다"고 여지를 뒀다.
구속된 '비선실세' 최순실 씨. (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지난 주말 사이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재벌 총수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재벌 총수 줄소환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과정에 강제성이나 부정한 청탁 등 대가성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 있다.
지난해 2월과 7월 무렵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총수 외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2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도 검찰이 확인했다.
교도소 수감 중이던 최 회장 대신 지난해 오찬에는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이 참석했는데, 박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출범 직후인 올 2월 최 회장을 따로 만난 것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K재단 사업에 투자해달라는 명목으로 최 회장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SK최태원 회장. (사진=자료사진)
최 회장의 사면과 SK의 지원금 사이 거래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SK는 이미 두 재단에 111억 원을 냈다. 하지만 올해 2월 29일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을 추가 출연하도록 요구 받았다.
이후 SK가 30억 원으로 역제안했지만 최종 무산됐고, 이후 SK가 공을 들였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지난 7월 불허됐다.
검찰은 재벌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특사와 사업 특혜‧법안 등 대가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개별 기업별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 관계자는 최근 "모두 같은 구조가 아니다. 의혹 케이스마다 상황이 다르다"면서 "출연금 배경도 전수조사를 해서 세부적으로 맞춰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승계적' 공모 관계에서 연결고리로 지목돼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안 전 수석은 "재단 모금은 박 대통령의 지시로 한 일이고, 수사로 보고했다"고 진술하며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 면담 기록이 담긴 업무일지 등을 검찰에 냈다.
결국 현재 검찰 수사는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이라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탄핵할지의 기로에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이르면 16일쯤 조사한다.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검찰은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인도 그런 경우가 잘 없다"고 사실상 일축한 상태다.
불소추 특권을 근거로 일단 입건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불가론을 수사 초기 고수했다가 180도 입장을 선회했다.
일각에서는 최 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혐의를 명시하되 임기를 마칠 때까지 기소중지하는 방안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