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업을 파탄내고, 국정을 파탄낸 '주범' 박근혜를 반드시 우리 손으로 퇴진시키려고 올라가는 겁니다."
'파탄'난 농업과 국정에 분노한 전국 농민들의 상경투쟁이 시작됐다.
25일 오후 서울도심에서 열릴 예정인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전국농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1천여대의 트럭·트랙터 부대가 서울을 향하고 있다.
25일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상경투쟁에 나선 농민들이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 인근에 집결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오후 5시 현재 용인 죽전휴게소에는 "박근혜 하야"라고 쓴 깃발을 꽂은 40여 대의 화물차들이 서울 진격을 준비중이다.
역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여권의 '텃밭'인 경상북도도 박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25일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상경투쟁에 나선 농민들이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 인근에 집결한 가운데 한 농민이 차량 앞을 막고 있는 경찰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경북 영천에서 온 농민 최상은(55)씨는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올라간다"며 "대통령을 비롯한 그 주위의 탐관오리들은 '동학농민투쟁단'의 응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고 했는데, 그 촛불이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될 수 있도록 이 한 몸 보탬이 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농민들의 요구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쌀값 인상이었다.
충북 충주의 심웅섭(41) 농민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쌀값 21만 원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올해 산지 벼 가격은 12만9천 원으로 30년 전 수준"이라며 분통으로 터트렸다.
25일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상경투쟁에 나선 농민들이 경기도 평택시 평택대학교 인근에 집결한 가운데 경찰이 상경하려던 차량들을 막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부채만 늘어가는 현실에 참다못한 윤연수(47·전남 강진)씨도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윤씨는 "집을 나서는 데 딸 아이가 '열심히 싸우고 오라고…. 이런 세상 자기들한테는 물려주지 말라'고 했다"며 "욕심 없이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데, '나락' 값 좀 안정시켜주면 되는데, 나라꼴이 이게 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대학교에서 중간 집결했던 100여 대 화물차들은 안성 IC로 이동중이며, IC 앞에서는 30여 대의 차량들이 깃발과 플래카드 제거를 요구하는 경찰과 대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의 집회 불허로 양측간 마찰이 예상됐지만 이날 오후 2시쯤 법원이 집회를 허가하면서 별다른 마찰 없이 상경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죽전휴게소에 6개 중대 480여 명, 안성IC 주변에 6개 중대 480여 명, 오산IC 1개 중대 80여 명, 남안성IC 1개 중대 80여 명, 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 1개 중대 80여 명 등 총 18개 중대 1,400여 명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