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행진이 12월 내내 청와대 200m 앞까지 허용됐다. 다만 행진 시간은 평일 오후 8시부터 10시로 제한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2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경찰의 조건부 행진 허용에 반발해 낸 옥외집회 조건통보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에 따라 퇴진행동은 이달 29일까지 평일 오후 8시∼10시 청와대에서 직선거리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할 수 있게 됐다. 주말에는 이 사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이 금지하지 않았던 구간인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경복궁역 교차로 사이는 퇴진행동이 계획한 대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행진이 가능하다.
법원은 또 참가 인원이 100명 미만인 경우 인도로 행진하는 것만 허용하고 차로로 이동하는 것은 금지했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을 고려할 때 개인이나 단체가 계획한 집회나 시위가 일부 장소에서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자체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에 신고된 행진은 주말에 개최되는 대규모 집회·시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장기간에 걸친 것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제한 없이 허용하면 시민들의 통행권이나 교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퇴진행동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을 출발해 세종대로 사거리, 광화문 교차로, 경복궁역, 자하문로를 지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1개 차로를 이용해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경복궁역 교차로까지만 행진을 허락하되, 참가 인원이 300명 미만인 경우엔 인도로만 행진하라고 조건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