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장충기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삼성합병' 관련 최순실 씨 일가에 뇌물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9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뒤 삼성그룹 수뇌부가 공개 소환돼 조사받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 사장의 소환 조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신분이 (피의자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장 사장은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오전 9시 37분쯤, 최 부회장은 조금 뒤인 9시 51분 모습을 드러냈다.
9일 오전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특검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두사람은 모두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채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조직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업과 최순실씨 측에 대한 금전 지원 실무를 총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이 이재용 삼성전자의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 합병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 찬성 의결한 데 대한 보답 차원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특히, 삼성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대가로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는 등 부정한 청탁이 이뤄진 단서를 포착하고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삼성그룹 2인자인 최 부회장까지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최 씨 측 지원과 관련해 부정 청탁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들 역시 대통령 측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 220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이 중 35억 원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가 이권을 챙기려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 원을 후원하고, 최 씨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53개 기업 중 최대인 204억 원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