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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연 끊겠다" 소송 낸 부모…법원 "재판으론 안 돼"

법조

    "아들과 연 끊겠다" 소송 낸 부모…법원 "재판으론 안 돼"

    • 2017-02-05 18:54

    '반대한 결혼'한 아들과 극한 다툼…"부모 자식 관계, 단절할 규정 없어"

     

    부모가 반대한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아들과 극심한 다툼을 해온 부부가 아예 아들과 '부모-자식 관계'를 끊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2부(한창훈 부장판사)는 A(여)씨 부부가 아들 B씨를 상대로 낸 '부모자 관계 단절 청구' 소송에서 1심처럼 A씨 소송을 각하했다고 5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어머니 A씨는 2010년 아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끝내 감행하자 아들이 사는 아파트 현관이나 엘리베이터에 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벽보를 붙이고 그 부부가 사는 집 현관문을 부수기도 했다.

    아들 직장에 징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보내거나 직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A씨는 아들에게 지원한 유학비와 아들 명의로 들었던 보험 수령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맞서 아들은 어머니가 자신을 괴롭히지 못하게 해달라는 접근금지 청구 소송을 내 승소했다.

    아들과 소송전을 벌여온 A씨는 2015년 아예 부모와 아들 관계를 아들의 출생 시로 소급해 끊어달라고 부부 명의로 소송을 냈다. 현재는 물론 자신들이 사망한 뒤에도 아들이 어떤 권리나 의무를 주장하는 걸 막아달라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A씨 부부와 B씨 사이에 통상적인 부모자 관계에서는 보기 힘든 극심한 분쟁이 계속돼 왔고, 현재 양측 관계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파탄 지경에 이른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우리 법률에는 부모자 관계를 자녀의 출생 시로 소급해 단절을 구할 수 있는 명문 규정이 없다"며 "설령 양측 관계가 이미 파탄 지경에 이르러 부모자 관계를 더 유지하는 게 A씨 부부에게 고통만을 줄 뿐이라 해도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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