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에 의해 파면된 지 사흘째를 맞고 있지만 요지부동인 가운데 청와대 홈페이지에선 여전히 대통령 ‘지위’를 누리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게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청와대 뉴스’ 코너의 최신 뉴스도 지난해 12월 12일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 비서실 직원 조회 개최 사실이다.
심지어 ‘오보 괴담 바로잡기’ 코너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국회와 언론 등의 주장에 대해 “이것이 팩트”라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자유게시판에는 항의와 비난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포털사이트는 (헌재의) 주문 낭독 후 1분만에 바뀌던데 대한민국 최고기관에서는 아직도 바뀐 게 없네요”라며 “오늘도 저는 이 나라가 조금 더 상식적인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잠자는 홈페이지 문제 있다”는 글을 게시한 이용자는 “곳곳에 여전히 대통령 박근혜라고 되어 있군요”라면서 “최근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거나 즐기고 있다고 오해를 살만한 일이 아닐런지요”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이처럼 청와대 처사에 분노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면서 홈페이지는 자주 접속장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이후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를 내리긴 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 수리를 이유로 사흘째 청와대에 잔류한 채 ‘칩거’ 상태이며,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요구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탄핵반대세력의 불복 행동을 암묵적으로 조장함으로써 국론을 갈라놓고 제 살 궁리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