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왕홍' 무야란은 한국과 롯데를 비하하는 랩을 영상으로 찍어 논란이 됐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일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정책연구원 김지윤 연구위원과 강충구·이지형 선임연구원이 지난 6∼8일 실시해 19일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대 중국 호감도는 3.21점(0∼10 범위)으로 지난 1월의 4.31점에서 1점 이상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조사에서 3.33점을 기록한 일본 호감도보다 낮게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본은 작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연구원의 정기 조사에서 북한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호감도를 기록해왔다.
더구나 최근 한일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배치 문제로 대사가 소환되는 등, 일본과도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드보복으로 한국인들의 대중(對中) 정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2017년 3월 중국 호감도 하락은 한중관계가 좋았을 때 중국 호감도 상승을 견인했던 50~60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롯데 제품을 고의로 훼손하는 중국 소비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0대에서 중국 호감도는 1월 3.84점에서 3월 3.46점으로 하락했지만 50대에서는 4.41점에서 3.28점으로, 60대 이상에서는 4.38점에서 2.72점으로 하락해 어떤 연령대에서보다 큰 차이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이들이 박근혜 정부의 친중 정책에 호응하며 이같은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최근 사드보복으로 중국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1월 4.25점에서 이달 3.01점으로 역시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박근혜 정부 초기 한중 밀월기를 구가하는 동안 시 주석에 대한 호감도가 5점을 넘으며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바짝 추격했던 때에 비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 봤다.
한편 2017년 1~3월 사이 미국 호감도는 전체적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3월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성향 60대 이상이 특히 더 높은 상승세를, 20대와 40대에서 하락세를 보인 점이 주목됐다.
1월 결과에서는 20대~60세 이상이 5점 중반에서 6점 중반으로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지만 3월 조사에서는 60세 이상만 6.96점으로 7점에 가까운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반면 40대는 1월 5.32점에서 3월 4.76점으로 크게 하락해, 60세 이상의 미국 호감도 상승분을 상쇄했다.
이번 아산정책연구원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전화인터뷰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