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청와대의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어처구니 없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권 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정범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여자 배드민턴팀을 지원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은 뒤, 곧바로 안 전 수석으로부터 더블루K를 소개받았다.
이후 포스코 황모 사장을 더블루K 조성민 대표와 연결해줬다.
더블루K 조 대표와 고영태, 노승일 등으로부터 46억원 규모의 대드민턴 창단 제안을 받은 황 사장은 '말도 안되는 요구'라며 거절했다.
그러나 다음날 안 전 수석으로부터 '포스코의 소극적 태도에 더블루K가 불쾌해하니 사과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권 회장은 설명했다.
이에 그는 "그 때 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생각을 해보면,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우리 지구상에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포스코는 여자 배드민턴팀이 아닌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하고 그 운영을 더블루K에 맡기는 선에서 협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