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대구경찰이 여성 속옷 절도범 검거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피해 여성의 속옷 수백 점을 진열한 사진까지 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과 강북경찰서는 29일 상습적으로 여성 속옷을 절도한 혐의로 구속한 피의자 A(50) 씨의 검거 자료와 함께 A가 훔친 여성 속옷 수백 점을 찍은 사진 2장을 언론에 배포했다.
증거 사진에는 절도 피해 물품인 여성 상·하의 속옷 849점(시가 239만 원 상당)이 경찰서 내 비어있는 유치장 바닥에 펼쳐져 있는 모습이 찍혀있다.
이는 A 씨가 지난 2011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 북구 일대를 돌며 주택에 침입해 37차례에 걸쳐 훔친 속옷들이다.
이에 범죄 피해자인 여성의 속옷 사진을 공개한 경찰의 행동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피해 여성에게 민감할 수 있는 피해 물품을 사진으로 공개한 것이 과연 국민의 알 권리나 범죄 예방 등의 공익 목적인 것이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한 시민은 "속옷 절도범 검거를 설명하기 위해 굳이 속옷을 사진으로 찍어 알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공익적 의도는 이 사진에선 전혀 읽히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해당 사진을 경찰청에 등록된 출입 언론사 전체를 대상으로 배포한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는 "사진을 봤을 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것이라기 보단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느낌이 먼저 든다"며 "사진 공개 여부를 놓고 경찰과 언론 모두 신중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RELNEWS:right}
이에 대해 경찰은 "여러 언론사에서 관련 사진 요청이 먼저 들어왔다"며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사진을 요청한 특정 언론사뿐 아니라 전체 언론사에 피해 물품 사진을 배포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 "이 사진은 수사 기록 차원에서 증거품을 찍어둔 것"이라며 "사진 촬영 이후 피해자 37명을 경찰서로 불러 여경 동행 하에 도난당한 속옷 158점을 찾아가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