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소환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사진=황진환기자/자료사진)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일가족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매장이 현대백화점 계열사에 특혜 입점한 정황이 새롭게 포착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신 구청장은 이미 횡령‧배임 혐의와 함께 증거인멸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1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 구청장의 제부 A씨가 대표로 있었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매장이 현대백화점 계열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수년간 특혜입점 한 의혹을 내사 중이다. 경찰은 수개월 전 이 같은 내용의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가 하달됐고, 아직 내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베이커리 매장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가맹점으로 입점하는 과정에 신 구청장이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외식업종을 포함해 입점업체 선정 시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브랜드 본사와 직영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현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입점한 31개 외식업 브랜드 매장 가운데 29개 매장이 본사 직영점이었고, 가맹점은 2곳에 불과했다.
가맹점 2곳은 각각 전국에 매장 290여개, 37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다.
반면, A씨의 베이커리는 전국에 매장 6개를 운영하고 있는 영세 프랜차이즈인데다 업계 인지도도 높지 않아 가맹점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A씨의 베이커리 매장은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1층 전면부 노른자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A씨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이 문을 연 2015년 2월부터 지난 7월31일까지 2년 6개월 동안 가맹점을 운영하다 본사에 매장을 처분했다. 이에 따라 이 베이커리 매장은 현재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베이커리 본사 관계자는 "A씨가 지병으로 몸도 아프고 힘들다고 말해서 본사에서 8월 1일자로 매장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소환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사진=황진환기자/자료사진)
경찰은 강남구청과 현대백화점과의 '특수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사는 1985년 개점부터 현재까지 30년이 넘도록 강남구청 소유의 지상주차장을 사실상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특혜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외식업종 입점은 특정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이지 본사 직영인지, 가맹점인지는 중요한 팩트가 아니다"라며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신 구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신 구청장이 직원 포상금 등 명목으로 각 부서에 지급하는 예산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신 구청장은 강남구청이 모 재단에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19억원대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된 내부 전산자료를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로 김청호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 구청장이 김 과장과 증거인멸 현장에 함께 있는 모습이 CCTV영상에 찍혔고, 전산자료를 삭제한다는 문서에 직접 서명까지 한 사실도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