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과 아마존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이 구글 스마트 디바이스 제품 판매를 거절하자 구글이 유튜브 차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구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마존과의 상호이해 관계자 없기에 우리는 더 이상 에코 쇼(Echo Show)와 파이어 TV(Fire TV)에 유튜브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1월 1일부터 유튜브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에코 쇼는 7인치 터치스크린과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스마트 스피커로 아마존이 지난 6월 출시했다. 파이어 TV는 구글 크롬캐스트, 애플 TV 등과 경쟁하는 아마존 인터넷 스트리밍 TV 플랫폼으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가 차단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구글이 유튜브 차단까지 20여일 이상 여지를 둔 것이어서 아마존과의 휴전을 염두한 조치라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동영상 서비스에 접속을 차단해 아마존이 구글의 하드웨어 제품들을 판매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이 판매를 거부한 구글 제품들은 크롬캐스트, 구글홈 등 아마존과 경쟁하는 주요 하드웨어 기기로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셈이다.
구글과 아마존이 라이선스 비용을 놓고 다툼하는 것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사의 스마트 기기를 유통시켜 자사의 디지털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아마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은 아마존이 에코 쇼를 출시하면서 구글의 인증을 받지 않고 유튜브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자 "아마존 에코 쇼가 유튜브의 서비스 약관을 위배했다"며 서비스를 차단한 바 있다.
비디오 스트리밍을 통해 요리를 만들거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 할 수 있었던 에코 쇼에게는 타격이었다. 아마존은 당시 "구글이 사용자들에게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서비스를 차단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구글의 유튜브 차단 조치가 11월 중순 해제되면서 이같은 갈등이 해소되는 듯 했지만 다시금 갈등이 표출되면서 아마존은 구글 스마트 디바이스 판매 거부를, 구글은 유튜브 차단 조치를 통해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아마존이 전자 책 킨들을 출시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재설계 하면서 미묘한 갈등이 싹 텄고, 지난해에는 아마존 쇼핑몰에서 크롬캐스트 뺐다. 아마존은 애플TV도 판매하지 않는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애플TV에 서비스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레지스터는 "결국 이같은 기업간 싸움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소비자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