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선물시장 진입…현지 반응은 "글쎄"
- 거래 허락했을 뿐 '화폐 인정' 의미 아냐
- 한국 비트코인 광풍, 허위정보 넘쳐나는데
- 국내거래 원천금지? 실효성 기대 어려워
- 투자자 보호 위해 거래소 규제 검토해야
- 급락시 '0원'될 수도…투자시 주의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기훈 (홍익대학고 경영대학 교수)
비트코인 뉴스를 이렇게 금세 또 전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다시 다루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갑니다. 지난주 화요일 1비트코인이 1300만 원대를 돌파했다 이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소식을 전한 지 불과 3일 만에 2500만 원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정부가 규제를 경고했고 주말 사이 40%까지 폭락을 했었습니다. 등락폭이 커도 너무 큽니다. 전형적인 투기판 모습이죠. 이런 와중에 미국에서는 우리 시각으로 오전 8시, 그러니까 몇 분 전이네요. 몇 분 전부터 비트코인이 선물거래시장에서 거래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어떤 신호일까요? 과열된 우리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IT금융 전문가세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홍기훈 교수 연결을 해 보죠.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기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 6월에 출연하셨잖아요.
◆ 홍기훈>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때가 1비트코인이 320만 원이었는데 ‘연초에 비해서 3배 가까이 올랐다, 주의해야 된다’ 그러셨잖아요.
◆ 홍기훈>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 뒤로 6개월 만에 2000만 원대가 됐어요.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 홍기훈>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은 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오를 거라고는... 좀 놀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6월 인터뷰할 때도 사실 이건 거품이다. 여러분 주의하셔야 된다라고 경고를 하셨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 비교할 수도 없이 더 오른 거예요.
◆ 홍기훈> 그렇죠.
◇ 김현정> 아니, 이게 지금... 물론 비트코인이라는 건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어떤 인터넷화폐 개념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런다고요. 어느 정도입니까?
◆ 홍기훈>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데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기 전 기준으로 봤을 때 15%에서 25% 사이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홍기훈>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 더 비싸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만약 우리나라 거래소가 아닌 다른 거래소에 가서 누군가가 거래를 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15에서 20% 싼 가격에 거래가 가능하다는 얘기예요?
◆ 홍기훈> 맞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현금을 들고 인도네시아나 그런 데로 나가서 비트코인을 사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광풍 속으로 빠져드는 겁니까?
◆ 홍기훈> 이게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현재 많이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고위험, 고수익을 원하는 자본이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여러 가상화폐로 몰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도박이 금지되어 있잖아요. 이 부분도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고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수익을 보고자 하는 이런 한탕주의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홍기훈> 그렇죠.
◇ 김현정> 보니까 대학생들, 주부들. 특히 젊은층이 굉장히 많이 열광하더라고요.
◆ 홍기훈> 맞습니다. 일단 현재 우리나라에서 젊은층의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가 않잖아요.
◇ 김현정> 취업도 잘 안 되고요.
◆ 홍기훈> 맞습니다. 자신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제가 지난주 인터뷰하면서도 설명드렸습니다만, 주식은 거래시간도 제한이 있고 얼마 이상 폭등하면 또 혹은 폭락하면 사이드카도 발동되고 여러 가지 제약이 있죠. 그런데 이 가상화폐거래소는 그냥 아무 제약이 없는 시장이에요.
(사진=자료사진)
◆ 홍기훈> 일단 제약을 걸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으니까 전혀 제약이 없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3일 사이에 1300만 원이 2500만 원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이틀 사이에 2500만 원이 1600만 원이 되기도 하고. 그런데 교수님, 오늘부터 미국은 선물거래소에서 이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한다면서요.
◆ 홍기훈> 네, 이제 막 시작했겠네요.
◇ 김현정> 시작했겠네요, 몇 분 전에. 이걸 제도권 시장 안에 편입시킨 거라고 봐도 됩니까?
◆ 홍기훈> 이게 조금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기술 쪽에 계신 분들이 금융업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일단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선물인데 기존의 거래소인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거래가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선물거래를 규제하는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라는 기관에서 허락을 한 건데요. 이 CFTC에서 이야기한 코멘트를 보면 어디에도 비트코인 자체를 인정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비트코인 선물의 경우 금지할 이유가 없어서 오케이가 된 거지, 이걸 정부에서 인정을 한다거나 하는 문제로 별개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우리가 금이나 곡물도 선물거래소에서 선물로 거래를 하듯이 그냥 그 하나로 비트코인도 허락해 준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홍기훈> 그렇죠.
◇ 김현정> 이게 제도권 안으로, 주식처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 홍기훈> 비트코인 자체가 그렇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물론 지금 막 시작이기는 합니다만, 미국의 실제 분위기는 어떤가요? 왜냐하면 우리가 우려했던 게 선물시장 안으로만 들여보내도 이게 제도권 편입이라고 신호를 받고 비트코인 시장이 더 뛸 것이다 이런 예상들을 했었는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 홍기훈> 제가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일하는 지인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는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떻게 될지 사실은 잘 모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홍기훈> 그리고 미래 거래에 대한 약속이 선물이니까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서 저번 주말에는 해도 등락폭이 30%였잖아요. 30%에서 40%였으면 그러면 비트코인의 실제 가격을 증거금으로 넣어놓고 선물거래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사실 선물거래가 성립을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차라리 그냥 비트코인을 사고 말지 왜 100% 증거금을 넣고 미래에 대한 거래를 하느냐가 되기 때문에 아무도 모릅니다, 사실 이건.
◇ 김현정> 폭발적으로 대박이 날 것들은 장 열기 전부터 조짐이 있는데 일단 그런 조짐은 없다는 얘기세요?
◆ 홍기훈> 네.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우리 얘기를 다시 해 보죠. 우리는 지금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가상화폐 광풍 속에 빠져 있는 것만은 현실이죠, 교수님.
◆ 홍기훈>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지금처럼 그냥 자율시장에 맡겨두자’는 의견부터 시작해서 ‘아니다, 주식처럼 제도권 시장 안에 넣어서 규제하자’ 이런 의견도 나오고요. ‘아니다, 강한 규제. 아예 금지시켜야 된다’ 이건 법무부의 의견인데 이런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홍기훈>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게 있는데요. 제가 현재 금융위의 테크자문단의 자문위원으로 있는데. 지금 하는 말은 자문단하고는 아무 상관없고, 그냥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개인 의견을 전제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 홍기훈> 확실히 세계 여러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과열돼 있는 건 맞는 것 같고요. 아마 이런 점들이 우려스럽다고 생각을 해서 극단적인 금지라는 방안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우리 규제기관들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금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를 해 버리면 되는 것이 거든요. 이걸 뭐 원천금지한다거나 그러는 방안들이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고요. 그래서 경고성 차원에서 더 강력하게 얘기를 하는데요. 그것보다는 오히려 거래소라든가 아니면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소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에 대해서 ‘특정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이러이러한 것들을 만족해야 한다’ 정도의 규제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거래를 하는 거래소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전체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예를 들면 거래소에 가하는 규제로 어떤 게 가능해요?
◆ 홍기훈> 거래소에서 어떤 사고가 터졌을 때 예를 들면 가이드 지침을 주는 거죠. 이렇게 이렇게 보상을 해야 한다든가, 어떤 종류의 보험을 들어야 한다든가 그런 식의 규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게 걱정되는 건 지금 이렇게 심지어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도 가상화폐가 뭔지 모르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주변에 보면.
◆ 홍기훈>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식으로 묻지마 투자를 막 하다가 어느 순간에 뻥하고 거품이 터져버리는 거 아닌가, 이게 걱정이 돼요.
◆ 홍기훈> 비트코인의 시장가치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 내재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비트코인 시장에 들어와 있는 유동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게 될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가 0으로 빠르게 수렴할 가능성이 열려 있거든요. 최악의 경우에는 그냥 전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그 정도 규제가 아니라, 더 강한 규제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죠?
◆ 홍기훈> 이게 쉽지 않은게, 우리나라에서는 혁신이라는 부분이 성역화가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규제기관 입장에서도 규제를 하려고 하면 ‘혁신을 막는 행위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야 하는데 규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두 가지 투자자 보호라는 부분과 이 혁신이라는 부분이 상충이 되는 건데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해져야 하기는 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혁신에 대한 요구 부분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게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참 어려운 문제인데. ‘지금 적어도 나는 아니겠지. 설마 나에서 터지겠어’라고 생각하고 묻지 마 투자식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주의하셔야 되는 거 맞죠?
◆ 홍기훈>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결국에는 아는 게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거 투자 맞습니까? 투자라고 표현하면서도 이게 정말 투자가 맞나 싶어요.
◆ 홍기훈> 투기 맞습니다. 투기 맞는데요. 그래도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는 게 힘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는 검증되지 않은, 상식적으로 봐도 이상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본 건 일본에서 가상통화를 법정화폐로 인정을 했다는 얘기들이라거나 그냥 딱 들어봐도 이상한 말들 있잖아요.
◇ 김현정> ‘일본에서는 이제 가상화폐가 법정화폐가 된대’ 이런 소리까지 나와요?
◆ 홍기훈> 그런 말들을 주위에서 믿는 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실제로 인터넷상에 그렇게 돌아다니더라고요. 잘못된 정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나 이거 뛰어들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분들께 조언 한 말씀 해 주시죠.
◆ 홍기훈> 투자의 핵심은 수익이 아니라 위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투자가 그렇거든요. 위험이 컨트롤된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거지 위험을 무시한 상황에서 수익만 고려해서는 안 되니까요.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로 위험에 대해서 많은 고려를 하고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참 이런 인터뷰를 하면서도 걱정스러운 것이 이 인터뷰, 그러니까 ‘여러분들 조심하셔야 됩니다. 이게 투기판처럼 잘못 흐르고 있습니다’는 인터뷰를 해도 이게 또 자극이 돼서 또 뛰어드시는 분들이 계세요.
◆ 홍기훈>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래서 하면서도 참 조심스럽습니다. 여러분, 정확하게 이 인터뷰 내용을 이해하셔야 됩니다. 지금 이 현상이 홍 교수님 말씀처럼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거,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이 현상들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고요. 제대로 된 정보 아닌 것 가지고 뛰어들었다가 낭패 보면 다 본인이 책임져야 된다는 사실도 감안하셔야 된다는 겁니다. 맞죠?
◆ 홍기훈> 맞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기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홍기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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