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안철수 당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에게 안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투표에 당 대표직을 걸겠다고 전격 선언한 가운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는 불참하자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가 끝내 의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호남 의원들은 "뭐가 무서워 의총장에도 못 오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회의에는 통합 반대파 및 중재파 의원 등 총 22명이 참석했지만, 안 대표와 일부 통합파 의원들은 불참했다.
안 대표는 의총 직전 송기석 비서실장을 통해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은 시작 전부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동영 의원은 "의총을 소집해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뭐냐. 어디서 배운 정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했으니 갈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내대표가 안 대표에게 전화해 다시 출석을 요구하라"고 항의했다.
광주 지역 초선의 김경진 의원은 "의총장에서 조차 설명을 못하는 대표는 기본적으로 대표 자격이 없다"며 "대표직을 사임하든지 공개적으로 나와 떳떳히 밝히든지 둘중 하나 선택하라고 말해달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역시 광주 지역 초선인 최경환 의원도 "안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호남 의원에게 구태정치라고 했다. 대단히 불쾌하다"며 "안 대표에게 해명을 들어야겠다. 제가 호남 정신을 매도하고 김대중 정신을 매도하는 구태 정치인이냐. 본인한테 답변을 들어야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유성엽 의원은 "끌고라도 데려 와야한다. 이런 비겁한 경우가 어딨냐"고 비판했고, 권은희 의원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느냐"고 얼굴을 붉히는 등 감정 대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동영, 장병완 의원 등을 의총을 언론에 공개하자고 주장했지만, 감정이 격해지면서 김동철 원내대표의 중재로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추진하고, 결과에 따라 당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도 함께 묻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의총이 예정돼 있었던 상황에서 사전 조율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에 대해 호남 의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