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1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계 정상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예술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대화에 속도를 내고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라는 문재인 정부 구상과 별도로, 지구촌 축제인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각국 정상 맞이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당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9일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한반도 주변 4강(强)의 한 축은 완성됐다.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참석을 일찌감치 예고했고, 중국의 경우 한정(韓正) 정치국 상임위원의 대표단장 파견을 공식화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폐막식 참석 가능성도 아직 열려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으로부터 '도핑 파문'으로 공식 선수단 파견이 불허된 러시아도 겨울 스포츠 강국이라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의 막판 참여 가능성을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의 참석 여부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나라 정상들의 참여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30여개 나라에서 정상이나 정상급 인사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가 예정돼 있다"며 "특히 유럽쪽 정상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평창올림픽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의 안보 문제가 대통령님께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8일 한-프랑스 정상통화에서도 "평창올림픽 참석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참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최근 주독일 대사로 파견된 정범구 대사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판문점 회담이 성사되기 전만 해도 유럽은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 선수단을 못 보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독일은 시종일관 대통령 참석과 최대 선수단 파견을 약속했다"며 "독일이 한반도 문제 중재자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조윤제 유럽연합 독일 특사에게 자신의 스케줄 수첩까지 꺼내들며 적극적이었다.
유럽 국가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전세계인의 축제이자, 한국이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외에도, 지난해 촛불 시민혁명으로 일궈낸 한국식 민주주의에 큰 가치를 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가 정상들의 방한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이틀간 13개 나라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등을 만났다.
청와대는 당시 "그만큼 유럽국가를 포함한 G20 국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칼 구스타브 스웨덴 국왕 등의 방한도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유럽 왕정국가의 왕자와 공주 등도 한국 방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한국을 찾는 전세계 정상급 인사들과의 단독회담을 가능하면 평창이 아닌 청와대 경내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세계 선수단과 응원단, 관람객이 찾는 평창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장소 마련도 쉽지 않은 데다, 정상 경호 문제 등이 자칫 올림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외교부에 '평창 동계올림픽 정상급 의전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정상급 인사 참가 의사를 밝힌 국가들의 요구사항을 접수하면서 숙소와 차량, 출입국 의전 전반에 대한 업무에 착수했다.
또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정부합동지원단' 을 꾸려 관련 부처와 기관간 업무조정 등에도 나섰다.
청와대에서는 권혁기 춘추관장이 부단장으로 참여했고, 대통령 비서실장실 김종천 선임행정관과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김선 행정관도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