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도박이 벌어지고 있는 '사다리 게임'이 베팅금액에 따라 조작됐었다는 의혹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조작을 의심하면서도 '어차피 50% 확률'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데다, 조작 결과를 미리 빼내주겠다는 일명 '유출픽(Pick)'으로 호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다리 게임을 운영했던 과거 업체의 전직 대표와 사설 토토사이트 관리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토토 사이트 이용자들이 홀, 짝에 건 베팅 정보를 서버로 취합해 사다리의 결과는 무조건 베팅금액이 적은 쪽으로 조작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토토 사이트를 최종 관리하는 일명 '아빠 사이트'는 순익이 날 수밖에 없다. 베팅금이 적은 쪽에 건 '운 좋은(?) 소수'만 최대 1.9배의 배당을 받는 구조다. (관련기사 : "사다리 게임 조작 있었다"…베팅금 밸런스의 비밀 의혹)
토토 사이트를 관리했다는 한 전직 내부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조작으로 답안지가 바뀐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어차피 도박은 중독 아니냐"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사다리 게임을 검색하면, 이른바 '밸런스 작업'에 대한 홍보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팅금액이 적은 쪽으로 결과가 조작되기 때문에 이를 역이용해 베팅금액이 적은 쪽에 대한 정보를 미리 빼내주겠다며 특정 사설 토토사이트로 유도하는 것이다.
사다리 게임을 운영했던 업체의 전직 대표는 이에 대해 "다 거짓말이고 사기"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빨리 볼 수는 있겠지만 자신들도 수익을 얻어야하니 정보를 다 풀지 않고, 베팅 정보는 위로 모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다리 게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속여 47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2015년 경찰에 7명이 입건되기도 했는데, 잡고보니 이들은 고등학생이었다.
'게임 프로그래밍 원리를 안다'고 광고글을 올려 도박 결과가 맞으면 건당 20~30만원씩을 대가로 챙겼지만, 틀리면 즉시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 고등학생은 경찰조사에서 "돈을 잃자 도박자금을 마련하려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타리를 탄 결과가 홀인지, 짝인지에 거는 단순한 룰과, 5분마다 하루 288차례의 빠른 게임 진행으로 청소년들이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수당을 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이 서울 신림동 학원가에서 무작위로 만난 학생들에게 사다리 게임에 대해 물었더니, 직접 해봤다거나 조작 의혹에 알고 있다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알바로 돈을 넣는 친구들은 게임에 100~200만원을 넣기도 한다.그래도 잃은 만큼 나중에 딸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는 김모(18)군, "조작이 있다는 걸 들어봐서 알긴 아는데, 어차피 토토 사이트 자체가 조작 아니냐"는 이모(19)군의 이야기를 취재진이 들을 수 있었다.
200만원을 잃은 경험이 있다는 이모(31)씨는 "어차피 홀이나 짝, 둘 중 하나니 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직 내부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사다리 게임은 한창 유행하던 지난해 초까지 베팅금액이 회당 수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매일 800억~1천억원의 판돈이 오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재 사다리 게임 운영업체는 조작은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다리 게임 운영권을 넘겨받을 당시 검증을 했지만, 과거 조작 흔적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반론보도문>
『무성했던 ‘사다리 게임’ 조작설…속고, 속이는 사슬』 기사 관련 반론보도문
<임미현의 아침뉴스=""> 프로그램 및 노컷뉴스는 2018년 7월 26일 사다리 게임의 조작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이러한 조작을 역이용하여 결과를 미리 유출해 준다는 ‘유출픽’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고, 청소년들에게까지 사다리 게임을 이용한 도박 및 결과 조작을 이용한 사기 범행 등이 확산되어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사다리 게임 영상물 제공업체 측은 사다리 게임의 결과를 조작하거나 조작결과를 알려준다는 ‘유출픽’을 이용한 도박 및 사기 범행과 무관하고, 오히려 사다리 게임으로 인한 범행 및 피해 발생을 적극적으로 예방·대응하고자 자체적으로 ‘클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임미현의>반론보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