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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내에서 3년여 만에 발생한 메르스 환자가 업무차 출장을 가서 머물렀던 쿠웨이트는 보건당국이 지정한 메르스 오염지역이 아니어서 질병관리본부가 심층 역학조사로 구체적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거주 61세 남성 A씨는 출장차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 알주르(Al-Zour)를 찾았다.
환자는 쿠웨이트 방문 기간에 설사 증상으로 8월 28일 현지 의료기관을 들렀다.
환자는 쿠웨이트에서 출장을 마치고 9월 6일 오후 10시 35분∼9월 7일 새벽 1시 10분 두바이(EK860편)를 경유해 아랍에미리트 항공(EK322편)으로 9월 7일 오후 4시 51분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단 A씨가 두바이에서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만 있었기에 잠복기(2∼14일)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 현지에 있을 때 메르스에 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외교부는 A씨를 통해 쿠웨이트 현지에서 접촉한 한국인의 감염 여부도 파악할 예정이다.
이처럼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메르스에 걸린 감염지역으로 쿠웨이트를 의심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정작 쿠웨이트는 2016년 8월에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2년간 더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는 질병관리본부가 검역법에 따라 특별관리(검역)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정한 메르스(MERS) 오염지역에서도 빠져있다.
올해 7월 1일 기준 중동에서 메르스 오염지역(국가명)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3개 국가이다.
다만 카타르는 메르스 발생지역(사우디아라비아)의 인접 지역인 데다 국내 직항기 운항 및 국내 입국 때 주요 경유국임에 따라 오염 인근지역으로 선정해 오염지역과 동일한 수준의 검역조치를 하고 있다.
이들 오염지역을 방문(체류, 경유)한 경우에는 2016년 8월 4일부터 국내 입국 때 반드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의무적으로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바이러스 잠복기가 평균 5일인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업무차 출장을 가 있었던 쿠웨이트를 유력한 감염지로 보고 있지만, 정말 쿠웨이트에서 감염됐는지, 감염됐다면 구체적으로 쿠웨이트 어느 지역에서 감염됐는지에 대해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A씨를 감염시킨 메르스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여부도 유전자 검사를 해서 알아볼 계획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는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떻게 변형됐느냐에 따라 독성이 강하거나 약할 수 있다.
만약 쿠웨이트에서 A씨가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쿠웨이트는 2년만에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메르스는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20∼46%에 달한다.
이 병에 걸리면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을 동반한 기침, 가래, 숨 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설사,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보인다. 기저 질환자나 면역기능저하자의 예후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다.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은 있지만,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전파경로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의료계는 낙타접촉, 낙타유 섭취, 또는 확진자와의 비말 접촉 등으로 감염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메르스 환자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총 2천229명이 발생했다.
국내 첫 환자는 중동 방문자로 지난 2015년 5월 20일 발생했다. 첫 환자가 나오고 같은 해 12월 23일 '상황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186명이 감염되고 그중 38명이 사망했다. 격리 해제자는 1만6천752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