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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 화제, 평화냐 경제냐…與野 '촉각'

국회/정당

    추석 밥상머리 화제, 평화냐 경제냐…與野 '촉각'

    내일 문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與 '평화' 최대 부각
    野, 부동산 문제 등 먹고사는 문제 '비교우위' 강조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20일 오전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추석 밥상머리에 모인 가족들은 어떤 이슈로 이야기꽃을 피울 것인가.

    이 맘 때가 되면 항상 하는 정치권의 고민이다. 서로 흩어져 지내던 가족‧친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명절은 각기 다른 곳에 있던 여론이 토론을 거쳐 민심으로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여권은 자연스레 '평화' 이슈가 부각되길 바라고 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강점도 있다.

    반면 야권은 수세에도 불구하고 경제실정론으로 반전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일자리 문제 등에서 대안을 원하는 여론이 많을 경우 반사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與, "내친 김에 평양 남북공동선언까지" 野 압박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찾은 여야 3당 대표가 19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영남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은 4·27 판문점선언에 이어 이뤄진 이번 9·19 평양 선언을 대성공으로 평가하는 한편 평화 문제에는 여야가 없다며 대야 압박을 강화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함께 방북길에 올랐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1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관련한 실무적 합의가 아니라 정상 간 정치적 결단을 한 회담"이라며 "3번의 회담 중 가장 중요한 선언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내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반도 평화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으로 국회도 입법부로서 평화를 위한 큰 기여를 해야 한다"며 "당·정·청 협의를 강화해 남북 정상 합의의 충실한 이행은 물론 대화를 통해 야당의 협조도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남북 정상회담의 실질적 성과를 담보할 한미 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해 당 외교특사단을 꾸리는 등 실무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4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얘기들이 추석 밥상에 오를 때 '민주당도 참 열심히 한다'는 한 마디를 곁들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한미 정상회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둔다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함께 견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휴 동안 지역구로 돌아가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을 전파하는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마침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지난 20일 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소속 의원 11명과 함께 '제3차 남북정상회담 9월 평양선언 지지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어 당내 일각에서는 추석 민심이 평화로 쏠릴 경우 여세를 몰아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작업에도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특사단 실무를 총괄할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정상회담을 하고 왔으니 당도 관련 후속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조 아래 특사단 구성을 결정했다"며 "명절 동안 미국 정부나 의회의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필요에 따른 계획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 野, 추석 전부터 '文 경제 실정' 여론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역에서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은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21일 "안보와 경제는 저당을 잡혔고, 민생은 멍들었다"며 여론전을 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인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규제프리존법 등에 대해 "실패한 소득주도성장론을 대체해 한국당이 추구하는 국민성장론과 궤를 같이 한다"며 치적으로 치켜세웠다. 한국당은 공공부문을 확대하는 정책 대신, 시장과 기업 등 민간의 자율성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종 경제 관련 통계를 정부 정책 실패의 사례로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협력기구(OECD) 발표 자료를 인용,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2.9%보다 0.2% 포인트 낮은 2.7%를 예상됐다"며 "OECD가 전망한 세계 평균 성장률 3.7%보다 1% 포인트 낮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몽니 부린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정부가 명절에 앞서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정부 발표 직후 "정부가 추석을 코앞에 두고 흉흉한 민심을 잡기 위해 지자체와의 협의나 수요공급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무리하게 발표했다"며 "규제강화와 미흡한 주택공급 대책으로는 지금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좀 더 공격적인 수요 확대 정책을 요구하는 발언이다. 윤 대변인은 “지금의 서울 집값 급등현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서울 도심 내 중·장기적인 주택공급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재건축 안전검사 연한 축소 등 규제 완화 정책 부동산 정책의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대출 제한 등 정부의 규제 정책과 재개발 활성화를 골자로 한 한국당의 정책은 추석 가족들 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당 내부에선 3차 남북회담의 반응이 나쁘지 않게 나오는데다가, 한때 교착상태였던 북미 대화가 다시 물꼬를 트는 기미를 보이자, 안보 이슈보다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기류도 읽힌다. 추석 연휴 귀성 기간 동안 각자의 지역구에서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2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안보 문제를 대척점으로 끌고 가는 것은 남는 장사가 될 것 같지 않다"며 "우리는 경제로 한 놈만 팬다는 식으로 가야지, 이 싸움 저 싸움을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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