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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피고인 전두환은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종합)

사건/사고

    [영상] 피고인 전두환은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종합)

    39년만 광주법정 출두 전 시민들 앞에서 "왜 이래"
    법정서 '꾸벅꾸벅' 검찰 공소사실 '전면 부인'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11일 광주 법정에 섰지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어 광주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 씨는 광주에 도착해 5·18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이나 헬기 사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짧게 응수하며 법정에 들어갔다.

    사과 한 마디 안 한 전 씨는 법정에서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꾸벅꾸벅' 졸기만 했다.

    전 씨의 이같은 모습에 사과를 할 것으로 조금이나마 기대했던 시민들은 분노했다.

    ◇ 70여분 진행된 재판 전씨는 '꾸벅꾸벅'

    (사진=연합뉴스)

     

    전 씨의 공판기일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광주지방법원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70여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5월 기소 이후 10개월만에 피고인 전 씨가 참석한 사실상 첫 재판 이었다.

    전 씨는 재판 시작 1분 전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재판장에 들어서 나란히 앉았다.

    재판장이 전 씨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인정신문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 전 씨는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미리 준비한 '헤드셋'을 건넸고 전 씨는 헤드셋을 착용하고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확인하는 질문에 모두 "네 맞다"라고 답변했다.

    전 씨는 이후 재판 과정에서 꾸벅꾸벅 졸다 깨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 방청객들의 빈축을 샀다.

    ◇ 공소 사실 전면 부인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검찰은 공소 사실을 통해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등 각종 조사 결과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전 씨가 회고록에 허위 내용을 적시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 씨는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전 씨 측 변호사는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과거 국가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쓴 것이다"며 "헬기 사격의 진실이 확인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씨 측은 또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사실에 대해서도 "표현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의 차이다"며 명예훼손의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전 씨 측은 특히 "조비오 신부가 주장한 5월 21일 오후 2시 전후 광주 불로교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허위사실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5·18 당시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해도 조 신부가 주장하는 시점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면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씨 측은 이날 형사소송법 319조를 근거로 이 사건의 범죄지 관할을 광주라고 볼 수 없다며 관할 위반의 판결을 선고해 달라고 신청했다.

    부인 이순자 여사도 별도로 재판부에 편지를 전달했다.

    ◇ 2시간 일찍 광주행… 시민들은 평화시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11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전 씨는 앞서 이날 낮 12시 30분쯤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전 씨는 당초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휴게소에 취재진이 몰려들자 2시간 정도 일찍 광주에 도착했다.

    전 씨가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인간 띠 잇기'라는 평화시위를 하려고 했던 5월 단체의 계획은 무산됐다.

    대신 5월 단체와 시민들은 법원 부근에서 "5.18을 폄훼하는 전두환을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위를 벌였다.

    이날 법원을 찾은 최은애(63·여)씨는 "전두환씨가 사죄하는 것을 보러 왔는데 단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아 분노가 치민다"며 "모두가 다 알고 역사가 아는 사실인데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임현우(72) 씨는 "광주 시민이 모두 5·18 피해자인데 사과 한 마디 없이 떠나는 모습을 보니 참담한 심정"이다고 밝혔다.

    5월 단체들은 재판 후 기자회견을 열고 전 씨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전 씨 부부는 재판이 끝난 뒤 30분 넘게 청사 안에서 대기하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승용차를 타고 법원을 떠났다.

    다음 재판은 증거 정리의 필요성이 제기돼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되며 오는 4월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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