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방송 '60 Minutes Australia'이 2020 도쿄올림픽의 방사능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사진=유튜브 캡처)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방사능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한 호주 방송이 지난해부터 방사능 전문가와 함께 후쿠시마 일대를 직접 찾은 현장의 모습을 공개하는 등 방사능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호주 나인네트워크의 시사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 Australia)은 이 달 후쿠시마 원전 특집을 방영했다. 제작진이 찾은 곳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통행이 금지된 도시. 몇 시간만 지낼 수 있다는 허락을 받고서야 제작진은 도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들이 찾은 도시는 2만1000여명의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곳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이다.
방송에 출연한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미치오 카쿠는 "현재 일본인들은 어찌보면 인간 기니피그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들은 방사능이 어떻게 환경에 분산돼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실험용 돼지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몸과 아이들에게 방사능이 통합되는지를 볼 수 있다"면서 "몇 십년이 지나면 우리는 그것이 후쿠시마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암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사람의 폐가 세슘에 오염됐다면 죽어서 땅에 묻혀도 그 무덤은 방사능 무덤이다. 대대로 그 무덤에서 방사능을 맞게 될 것이고 우리는 증가하는 암환자들을 보게 될 것"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 방송은 지난해 4월에도 제작진과 현지 주민·전문가들과 나눈 이야기를 공개하며 도쿄올림픽 방사능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방송은 2011년 후쿠시마 쓰나미를 촉발한 핵 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수만 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기를 강요받았고, 그들은 심각한 질병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생활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방송은 일본 정부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자국민 보호에 소극적이라며 일본은 48개의 원자로 작동을 멈췄지만 지역 주민들을 위해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더불어 일본정부는 수십억 엔을 오염제거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이같은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 탓에 일부 주민은 방사능 검사기기를 직접 들고 다니며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기도 했다. 주부 노구치씨가 발전소로부터 60킬로미터 떨어진 가로수에 검사기기를 가져다 댔더니 검사기기 화면에는 '매우 위험' 수치가 표시됐다.
노구치 씨는 "밖에 빨래를 널지 않고 야외에서 야채는 절대 사먹지 않는다"며 "정부가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도 현 상황은 해결되지 않을 것"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떠난 8만 여명의 피난민들의 생활상을 공개했다. 피난민들은 체육관에서 판지(나무)로 된 상자 안에서 생활하거나 6평 남짓의 작은 공간에서 집으로 평생 돌아갈 수 없다는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후쿠시마 현의 4000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 명이 정상 수치의 30배를 기록하는 등 수 년이 흐른 지금도 방사능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호주 출신의 소아과 의사이자 핵 전문가인 헬렌 켈디콧 박사는 "완전히 소름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방사능 수치가 낮아졌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말"라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은 절대 막을 수 없고 끝나지 않을 재앙들이다. 나는 의사로서 어떤 질병들이 발생할지 알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