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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한 직원 누구냐"…갑질 신고에 '보복갑질'하는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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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한 직원 누구냐"…갑질 신고에 '보복갑질'하는 회사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신고 57% 늘어
    취업규칙 개정하지 않거나, 신고한 직원 부당 대우하기도

    사진=연합뉴스

     

    #1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나서 회장에 대한 신고서가 여러 건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신고자를 찾아내려고 직원들을 압박했습니다. 직위를 이용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고, 괴롭히고, 수시로 심한 언행으로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2 "타 부서 상사에게 4년 동안 괴롭힘을 당해 부서 팀장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했습니다. 법이 시행된 직후 인사팀에 괴롭힘 사실을 신고했지만, 인사팀은 개인적인 갈등에 불과하다며 무마하려고 했습니다. 부서 팀장은 저 때문에 인사팀과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제게 큰 실수한 거라고 도리어 협박했습니다"

    #3"폭염에 지친 직원들이 에어컨을 냉방으로 틀어놓으면 춥다며 에어컨을 송풍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야근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퇴근을 강요해 밀린 업무를 집에 가져가서 하게 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사례들이다.

    직장갑질119는 법 시행 한달 동안(7.16~8.14) 접수된 상담이 1844건이라고 밝혔다. 하루 평균 102건의 제보가 들어왔으며, 법 시행 이전(평균 65건)보다 57% 늘었다.

    전체 제보 중 '직장 내 괴롭힘' 제보는 1012건으로 58.1%를 차지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전(28.2%)보다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부당 지시(231건)가 가장 많았고, 따돌림·차별(217건), 폭행·폭언(189건), 모욕·명예훼손(137건), 강요(75건) 순이었다.

    5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이다.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이를 반영해야 하지만 취업규칙을 개정하지 않거나, 신고한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 119는 직장 내 괴롭힘 대처 10계명으로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과 상의한다 ▲ 병원 진료나 상담을 받는다 ▲갑질 내용과 시간을 기록한다 ▲녹음, 동료 증언 등 증거를 남긴다 ▲직장괴롭힘이 취업규칙에 있는지 확인한다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한다 ▲유급휴가, 근무장소 변경을 요구한다 ▲보복 갑질에 대비한다 ▲노조 등 집단적인 대응방안을 찾는다 등을 제시했다.

    직장갑질 119 박점규 운영위원은 "법이 시행된 후 드러난 문제점들을 모아 수정해가야 한다"며 "5인 미만 사업장 문제, 대표의 갑질, 고용 불안으로 제보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 가해자 처벌 조항 부재 등의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운영위원은 "10인 이상 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취업규칙을 개정하지 않은 회사를 기소해야 한다"며 "노동부로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경우, 진정 사건을 감독 사건으로 전환해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일부 대기업처럼 사내에 별도의 기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에서는 노동 전문가, 노무사, 변호사 등 150명이 노동 관련 상담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제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이메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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