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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일본 맞설 '국대'로 키우려면…'국가사업화' 관건

전북

    탄소섬유, 일본 맞설 '국대'로 키우려면…'국가사업화' 관건

    탄소섬유산업 세계시장 독보적 1위는 '일본'
    10년 전부터 칼 갈아온 전북, 경제전쟁 선봉 자처

    탄소섬유. (사진=효성 홈페이지 캡처)

     

    "부품소재 의존 고리를 끊고 완전한 경제독립을 이루는 데 적극 앞장서겠다."

    지난 5일 송하진 전라북도지사가 일본을 향해 발표한 성명서 중 일부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경제 병상에 몸져누운 전라북도의 도백(道伯)이, 어떤 자신감인지 경제전쟁의 최전선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 배경에 미래첨단소재인 탄소섬유 산업이 있다. 사실 현재 세계시장의 70% 가량을 일본이 점령했을 정도로 탄소섬유는 일본의 대표 미래먹거리다. 해당 산업의 시장 규모는 해마다 13% 이상 급성장 중이다.

    이에 맞서는 '언더독' 전라북도는 지난 2006년부터 조용히 칼을 갈아왔다. 당시 민선 4기 전주시장이던 송 지사는 신성장동력산업으로 탄소산업을 선정, 효성과 손잡고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이듬해 전주시에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 생산시스템이 구축됐고, 4년 뒤인 2011년 3월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강도(T-700급) 탄소섬유 '탄섬(TANSOME)'이 탄생했다.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본격 신호탄이었다.

    이후 전라북도는 명실상부한 국내 탄소산업 거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효성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는 탄소섬유는 연산 2천t 규모로, 이는 2020년부터 4천t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중소기업들도 전북에 속속 모여들었다. 지난 2010년에 49개에 불과했던 도내 탄소기업 수는 지난해 기준 137개로 늘었다. 이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124개(91%)다.

    전라북도는 오는 2024년까지 전주 팔복동 일대에 65만 6000㎡(약 20만평) 규모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라북도 탄소산업은 지역사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답보 중이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탄소진흥원)' 설립 추진을 골자로 한 탄소소재법 개정안이 2017년 발의됐으나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국회 법사위에서 잠들어있다.

    기획재정부가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과 향후 설립될 탄소진흥원의 기능이 중복될 것을 우려해서다. 또 일부 타 지역 국회의원들이 탄소진흥원의 전라북도 설치를 반대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탄소섬유 산업 업계 1위인 일본 도레이사는 철 보다 30배 이상의 강도를 자랑하는 초고강도(T-1000급) 탄소섬유 개발을 일찌감치 성공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국내 탄소산업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만큼 정부가 전북 탄소산업을 국가사업으로 격상해 추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소재산업 독립의 필요성을 인식해 국가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개발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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