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
지난 7일 발생한 북한 어선과 일본 수산청 단속선간 충돌 이후 북한 일본간에 미묘한 긴장이 형성되고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북한 러시아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월드 폴리틱스 리뷰(WPR)는 현지시간 8일 '북한의 오징어 밀렵이 북러간 긴밀한 관계를 뒤틀리게 할까'라는 제하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아톰 루킨 교수(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주 사이에 러시아 국경 수비대는 북한의 오징어 밀렵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십여척의 오징어 잡이 어선과 동해의 러시아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불법 조업한 북한 어부 수백명을 억류중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과거에는 자국 해역 내에서 북한 어민들의 조업에 눈감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면서 결국에는 러시아 당국이 행동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루킨 교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나서게 된 배경과 관련해 "올해 6월부터 북한 어선들이 유망(drift net)까지 활용한 파괴적 방법으로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다양한 어종에 대한 무차별적 포획과 살상으로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특히 어업활동 과정에서 북한 어민들이 러시아 어민들의 어구를 파손하는 등의 피해를 주면서 고소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최근 북한 어민들의 해양 밀렵이 성행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루킨 교수는 2016년 이후 대북 제재에 기상악화까지 더해지면서 작년과 올해 어황에 타격을 입어 심각한 기근을 경험하고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김정은 통치기에 수산물 같은 분야에서 부분적인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이후 민간업체들이 이윤추구에 더욱 몰두하게 되면서 과도한 어업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어 지난 4월 김정은과 푸틴간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도 이 같은 북한 어선들의 침입을 모른 채 했지만, 최근 몇달 사이 극동 러시아 지역민들과 민간회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이것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급기야 러시아 당국이 개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어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끝으로 루킨 교수는 이번 사태가 양국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됐음은 명백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양국관계가 상호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양국 당국자들이 오징어 잡이 휴지기 동안 해법을 찾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