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끌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졌다(내려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 제1부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회담한 뒤 회담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상은 '올해 안에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것이 미국 쪽에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는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그전에는 지금까지 놓여있던 핵 문제가 협상탁에서 이젠 내려졌다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최 부상은 북한과 미국 간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그것은 정상들의 문제니까 제가 여기서 정상들이 어떻게 하는 거까지는 얘기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는 정상회담도, 수뇌급 회담도 그렇게까지 우리에게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8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북)와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미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하면서 최선희 제1부상에게 협상 상대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어온 비건 대표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이 부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대북 협상의 초점은 흐트러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에서 나와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 1부상"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의 실무급 협상에서 북측 협상팀이 비핵화 문제에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고 좌절감을 토로해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