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오후 서울 용산역 전광판에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열차지연과 취소가 잇따르면서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코레일 소속 직원들이 나와 현장 혼선을 줄이려고 애썼지만 승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총파업 이틀재인 21일 오후 6시 서울역 전광판에는 연신 '철도 파업'을 알리는 빨간색 문구가 나왔다. 운행 중지 열차 목록을 살피거나 스마트 폰으로 기차표를 검색하는 승객들의 모습도 더러 보였다.
모임에 참석하려 조치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60대 권정숙씨는 "오늘 올라오려고 보니 무궁화호가 다 매진이 돼 가격이 좀 더 비싼 새마을호를 탔다"며 "당장 내려갈 표가 걱정돼 미리 표를 끊었다"고 말했다.
휴가를 나온 뒤 복귀하는 중이라는 군인 김모씨는 "원래 타던 열차가 취소돼 오늘은 2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기차를 타야 한다"며 "열차 취소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복귀 시간에 늦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구행 기차를 기다리는 70대 채모씨도 "철도노조가 파업하는 목적이 있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너무 불편하다"며 "오늘은 목요일이라 낫지만, 당장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표를 어떻게 구하냐"고 걱정을 내비쳤다.
매표창구의 직원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현장 발권 시간이 길어진 점도 불편함을 가중하고 있다.
경주에서 올라온 채병하(72)씨는 "창구가 3개 정도 안 열어서 줄이 이렇게나 길다"며 "나이 많은 사람들, 젊은 사람들 할 것 없이 표를 사려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20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3년 만에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철도노조는 ▲4조2교대 안전인력 충원 ▲4%대 임금 정상화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이행 ▲KTX-SRT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은 비상수송체제에 돌입했지만 이날 열차 운행은 오후4시 기준 ▲KTX 70.9%, ▲일반 열차 63.3%, ▲수도권 전철 82.4%, ▲화물열차 28.6% 수준으로 운행됐다.
한편 다가오는 주말에는 서울 주요대학의 논술, 면접시험도 예정돼 있어 파업이 이어질 경우 지방 승객의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