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 마련된 협상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주미 대사관 제공)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3-4일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협상에 나섰던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상호간에 이해의 정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미측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틀 안에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과 기존 SMA를 넘어서는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측의 입장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는 것이어서, 협상이 올 연말을 넘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은보 대사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이번 협상결과를 묻는 질문에 “계속적으로 조금 더 의견들을 좁혀 나가야 되는 상황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에 아직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서 “여러가지 이슈들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 대해서만 특별히 어떻게 진전이 있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기본적으로 어떤 이슈에 대해 좁혀졌느냐 하는 것보다는 상호간에 이해의 정도를 계속 넓혀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에 변함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는 나름 미측의 입장은 미측의 입장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SMA틀 안에서 공평하고 합리적인 분담이라는 우리 측의 입장과 방위비 대폭 증액이라는 미측의 요구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4차 협상에서도 구체적인 결과나 합의의 단초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협상 시한인 올 연말까지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에 대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한층 더 낮아졌다.
일단 한미 양측은 이달 중으로 한국에서 만나 5차 협상을 벌이기로 하고 날짜와 장소를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정 대사는 “협상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며 “공식적 협상이 있을 수 있고, 비공식적 협의과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연말 시한까지 여러차례 협상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정 대사는 주한미군 주둔이나 무역 문제와 연계할 수 있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협상테이블에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