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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논란' 비례한국당 성공할까, 역풍불까

국회/정당

    '꼼수 논란' 비례한국당 성공할까, 역풍불까

    한국당, 연동형 대응 '위성정당' 논쟁 가열
    범여권 '꼼수' 불과 강력 반발
    공직선거법 제88조 등 쟁점
    "주판알 튕긴다" 여론 역풍도 관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격 카드로 들고 나온 '위성정당' 설립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당이 이같은 전략을 쓰는 배경으로는 4+1(민주·정의·바른미래·민주평화+대안신당) 협의체에 대항해 협상력을 키우는 한편, 연동형이 통과되는 상황을 가정해 후속 대응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범여권에서는 '꼼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선거법상에도 어긋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한국당 위성정당 전략의 논란지점이 어딘지 따져봤다.

    ◇'비례한국당' 공직선거법 위반 쟁점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좌파연합세력이 선거법을 밀어붙이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 통과시 지역구는 한국당, 비례대표는 비례한국당으로 찍게 해 의석을 확보하는 '위성정당' 전략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이다. 당내에선 비례 50석 중 비례한국당이 최대 29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의 위성정당 준비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뤄진 상태다. 당 TF를 구성해 창당을 위한 발기인 200명을 확보했고 신당명도 내부 검토 중이다. 시도당 5개 창당은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의원 중 누가 이동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다.

    한국당 한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장이라도 출범할 수 있게끔 준비는 완료한 상태"라며 "남은 것은 연동형 비례제 통과 여부"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구상이 드러나자 범여권 등 정치권에선 '대놓고 꼼수' '변칙'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직선거법 제88조다. 이에 따르면 '후보자·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연설원·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은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의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하고, 실제 그렇게 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선관위로부터)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당은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충분히 비례한국당의 지지를 이끌 방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이 가거나 혹은 '친박연대' 같은 당명을 쓰면 지지자들은 말을 안해도 비례한국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이 오히려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페이퍼정당이라 선거운동이 필요 없다. 우리가 굳이 안 알려줘도 막 물어뜯어서 알려주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는 이름만 제대로 짓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자금, 공천 개입할 수 있나?…한국당 "걱정마라"

    한국당의 위성정당이 자금이나 공천 부분에 있어 개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맹점이다.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SNS을 통해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용 위성정당의 공천에 개입하기가 어렵다"며 "정치자금 조달과 사용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에서 "비례한국당이 생기면 한국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에서는 비례한국당 참여 의원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 검토 중이다. 일각에선 불출마 의원이나 비례대표 전원(17명)이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당이 '기호 2번'을 유지하는 선에서 비례한국당의 기호 순번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한국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자금이나 공천 부분은 다른 당에서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그쪽과 발란스를 잘 맞춰 갈 것이다. 누가 갈 것인지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판알만 튕긴다" 여론 역풍 관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 및 지지자들이 지난 2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비례한국당의 변수는 연동형 캡(상한제)를 씌웠을 경우다. 기존 병립형의 비례대표도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당에서도 일부 비례대표를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병립형을 해도 (비례한국당이) 22석을 얻는다"며 "어찌됐건 우리가 더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례한국당이 만들어졌을 경우 여론의 역풍도 관건이다. 대놓고 변칙정당을 만들어 이합집산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국민들이 보면 서로 의석싸움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이 과연 동조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당에서는 "꼼수에는 꼼수로 맞서야 한다"는 기류가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다.

    또다른 영남권 중진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얼마나 나라가 엉망이 되는지 이번 논쟁을 통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비례한국당을 비판할수록 범여권 스스로 연동형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한국당은 한국당 지지층이 실제로 전략적으로 교차 투표를 해줄지도 변수다. 기대와 달리 한국당 지지층이 비례한국당에게 정당 투표를 하지 않고 기존대로 한국당에게 투표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한국당 지지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의석수를 늘려 앞선 기호를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현역 의원 숫자를 일정 수준 채우는 과정에서는 '의원 꿔주기'가 불가피 한데 이에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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