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라이언전 "히트곡 부자? 저만의 '음악 레시피' 있죠"에서 이어집니다.
이효리,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동방신기, 태연, 걸스데이, 아이오아이, 트와이스, 강다니엘 등 K팝 대표 아티스트들의 곡을 써낸 음악 프로듀서 라이언 전(Ryan Jhun, 본명 전세원)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빠졌다. 신예 보이그룹 VAV이 속해있는 에이팀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역할을 맡게 되면서 직함이 하나 더 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라이언 전은 분업 방식을 통해 음악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예전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의자에 앉아 직접 곡을 만드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죠. 요즘은 주로 A&R(Artists and repertoire)과 리딩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함께 협업하고 있는 작곡가 및 작사가 분들이 200명쯤 되는데 회사 직속인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고요"
라이언 전은 분업 방식을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음악적 소신과 철학만큼은 놓치고 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트렌드를 잘 읽어내 듣는 이들의 입장에 맞춘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되 '일회성 음악은 절대 쓰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그렇기에 예를들어 A와 B스타일을 합쳐서 C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고요. 마이클잭슨, 마돈나, 프린스 같은 뮤지션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잖아요. 저 역시 그런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애초 VAV의 음악을 만드는 일만 맡다가 수장 역할까지 맡게 된 데에도 소신과 철학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아이돌 연습생 100만 명 시대에요. 걷고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 할 만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요. 하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선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잖아요. 그들의 꿈을 이용해 장난질을 하는 어른들도 많고요. 실제로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가수를 꿈꾸다가 실패한 뒤 안 좋은 길로 간 친구들도 많이 봤어요. 어떻게 보면 심각한 사회적 문제죠"
"앞으로 K팝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필드에서 뛰고 있는 그런 친구들을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봐요. 제가 에이팀에서 곡만 만들다가 대표 역할까지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도, 여기 있는 친구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전 아무래도 뒤에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팔자인 것 같아요. (미소)"
"절대 연습생들을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라이언 전은 '마음이 가는 곳을 따라가'라는 의미의 '팔로우 유어 하트'(follow your heart)를 에이팀엔터테인먼트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인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 2020년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신인 걸그룹의 곡을 미리 들려준 그는 "10년 노하우를 다 쏟아 붓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듀스48'에 참가했던 손은채, 김초연을 비롯한 7명으로 구성된 걸그룹을 준비하고 있어요. 10대의 자유분방함이 강조된 음악을 하는 팀을 지향하고 있고요. 라이언 전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팀인 만큼, 10년간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를 다 쏟아 붓고 있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이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끝으로 라이언 전은 K팝 팬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기사를 접하시는 분들이 앞으로 K팝을 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하고, 아티스트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뒤에서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 역시 사활을 걸고 열심히 곡을 써서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음악을 건넬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