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사진=고상현 기자)
헤어지자는 말에 여자 친구를 수차례 폭행하고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성관계 영상을 주변에 유포하겠다고 협박까지 한 60대 남성이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강간치상,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6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자격정지 1년과 함께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 제주지역 모처에서 피해자(40대 여성)를 상대로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폭행 등을 일삼다 재판에 넘겨졌다.
강 씨는 8년간 교제한 피해자가 단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강 씨는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가족과 회사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 차량에 녹음기를 몰래 설치하고 타인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등 집착을 보였다.
재판 과정에서 강 씨는 강간 범죄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직후 피해자가 속옷 차림에 인근 편의점으로 도주해 119에 신고하고, 가슴과 입술 등에 상처를 입은 사정에 비추어 강 씨가 강제로 범행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은 이른바 우리 사회에서 남녀 간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 행위로 상대방의 의지와 의사를 전혀 무시한 채 피고인이 교제 여부와 방식 등을 모두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를 거부하는 상대방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고 수차례 성범죄까지 저지르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