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공적물량을 공급한다고 하니까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예전보다 더 늘었는데 공급은 원활하지가 않아 손님들에게 죄인 취급 받고 있습니다."
광주 광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이모(62·여)씨.
이씨는 요즘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다.
정부가 지난 2월 28일부터 전국 약국을 통해 매일 100장씩 공적물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의 상황이다.
이씨는 "손님들은 정부 발표대로 약국에 매일 마스크가 100장씩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손님들 마다 마스크가 언제 오냐고 물어보니 약사들 입장에서도 전혀 알지 못해 이에 대한 대답을 할 수도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이 씨가 그동안 공급받아야 할 마스크 공적물량은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6일 동안 매일 100장씩 600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100장씩 단 두 차례(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마스크를 공급받았을 뿐이다.
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모(41)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씨는 "공적물량이 들어오기 전에는 마스크 취급 업체에서 일반 물량을 소량이라도 공급해 주는 데가 간혹 있었는데 이 마저도 끊겼다"면서 "마스크를 찾는 손님은 갈수록 늘고 있어 큰 일이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대다수의 약국이 일정하지 않은 마스크 공급에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광주로 공급되는 마스크 일일 공적 물량은 7만5400여장 정도이며 약국 664개소에서 각 100장씩, 농협 하나로마트 31개소에서 각 300장씩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지역의 경우 관내 공적물량 마스크가 약국 791개소와 농협 하나로마트, 읍면 단위의 우체국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마스크 구입 여건이 취약한 읍·면 단위에서는 지역 우체국을 공급처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지역민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 김모(40)씨는 "마스크 공적물량이 풀린다고 해서 아침 일찍부터 약국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는데, 마스크가 없다고 해 황당했다"면서 "마스크 생산 단계인지, 유통 단계인지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정부와 지자체가 철저히 파악해 마스크 수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약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농협 하나로마트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일선 약국 등에 배달해야 할 인력이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관련 대책을 세워 조만간 마스크 수급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