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영국 방송사 BBC가 지난해 10대 건강 국가로 선정된 국가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대처를 전격 비교했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 연구소가 발표하는 2019 '세계 번영 지수'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은 '10대 건강국가' 순위에서 각기 2위와 4위에 올라 보건·의료 체계를 높게 평가 받았다.
BBC는 20일(현지시간) 이를 기반으로 이웃나라인 한국·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조명했다. 이와 함께 건강국가 10위권에 들지 못한 이스라엘, 독일, 호주 등의 코로나19 방역 체계도 분석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내부 비판과 각국 외신의 시선과는 다소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현재 긴급사태가 발동된 일본은 확진자 1만1천명을 돌파했으며, 여전히 일일 3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는 부족한 마스크, 검사 시스템 등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줄곧 안일하게 대응한 정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BBC는 "초기에 성공적인 관리로 전세계적인 칭찬을 받았지만 최근 감염 확산으로 인해 아베 신조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언했다"면서도 "'락다운'을 강제 시행하지는 않았고 이것은 초기 단계에서 바이러스 관리가 가능한 국가 의료 시스템의 영향이 크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본의 코로나19 검사 역시 중증과 경증으로 분리돼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심각한 증상이 있는 환자들로 제한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보건소를 방문해 CT 촬영으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서 한 의사의 말을 인용해 "무증상 환자는 CT 촬영으로 폐렴 진단을 받을 수 있고, 그래서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일본에 중증 사례가 많지 않은 이유"라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건강을 중시하는 일본의 시민의식도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일조했다.
BBC는 "많은 일본인들은 이미 겨울과 봄에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에 아직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지 않았다"라는 의사의 말을 근거로 "일본의 건강중시 문화는 코로나19 위기 영향을 최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BBC는 모든 한국 국민들이 가입 혜택을 받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코로나19 방역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BBC는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전국민이 코로나19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는 데 기여했다. 보편적인 공공보험 적용과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비용으로 인해 검사가 널리 시행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마스크 공급,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 등을 예로 들면서 "효과적인 보건 대책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 국민 77%가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용을 위해 민간보험에 가입한 현상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BBC는 "더욱 가치 기반적인 보건·의료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한 의료관계자의 말을 빌려 "민간 보험은 더 좋은 치료와 최첨단 기술 이용을 가능하게 하지만 임상 증거가 부족한 경우에도 수익성이 있는 외과적 방식을 장려할 수도 있다"라고 과잉 진료의 위험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