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동의의결 절차. (사진=공정위 제공)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한 뒤 한국 이통사에 광고비와 수리비 등을 떠넘겨 갑질 비판을 받았던 애플코리아에 대해, 공정위가 두 차례의 심의 끝에 애플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절차에 들어가 면죄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열린 합의속개에서 애플코리아 유한회사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 건 관련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전원회의 심의에서 애플코리아의 시정안에 대해 상생지원방안의 구체성 미흡 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는 등 그동안 두 차례 심의에서 퇴짜를 놓았다.
공정위는 그러나 이번 전원회의 합의속개에서 시정안에 대해 사업자의 자발적인 시정을 통해 양당사자간 거래관계를 실효성 있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또 상생지원방안도 중소사업자·프로그램 개발자·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에서 제안한 시정방안은 우선 이통사들의 부담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비용분담을 위한 합의절차를 도입했다. 또 이통사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거래조건 및 경영간섭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상생지원방안으로는 일정금액의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중소사업자·프로그램 개발자·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애플코리아.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애플코리아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에게 벌인 '갑질'을 해소하는 방안을 수용한 셈이다. 애플은 지난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출시한 뒤 한국 이통사에 광고비와수리비 등을 떠넘겨왔다. 또 특허권 및 계약해지 관련 일방적으로 이통사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을 설정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고 2018년 불공정 거래 소지가 있다는 심사보고서를 보내자 지난 2019년 6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이같은 내용의 시정방안을 놓고 애플측과 헙의를 벌여 구체적인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뒤 최대 2달간 이해 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동의의결 절차 개시는 애플측의 갑질에 대해 법적 위반여부를 판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애플측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 '제도의 도입 취지와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