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농민기본소득 도입 추진에 이어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도 실시하기로 했다.
농민기본소득이 농민 개인을 대상으로 한 기본소득이라면 이번 농촌기본소득은 특정 지역의 농민뿐 아니라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실험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 2021년 경기도 농촌지역에서 기본소득 사회실험 실시1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위한 첫 단계로 사회실험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설계 용역은 입찰을 통해 재단법인 '지역재단'과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선정됐으며, 지난 10일 착수 보고회를 마쳤다.
지역재단과 녀름은 10월말까지 성과지표와 실험마을 선정기준, 지급금액 및 인원수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연말까지 실험마을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사전 실태조사 후 기본소득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기도가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에 나선 것은 기본소득 도입으로 국민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살펴보고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청년기본소득이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같이 일부 계층이나 일회성 지급에 한정됐던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의 실증 실험인 셈이다.
기본소득 사회실험은 핀란드, 미국, 네덜란드,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실시됐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가입국 중 농촌지역에서 사회실험을 하는 것은 경기도가 최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국가마다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대한민국 상황에 맞는 기본소득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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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도입 적극 추진…도 의회는 '반대 기류'경기도는 현재 농민기본소득 도입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직불금이나 다른 지자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농가가 아닌 개별 농민에게 매달 일정액의 지역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완료했으며 농민·농촌기본소득 대상자 선정, 정보관리, 지급관리, 마을자치 규약 관리 등을 위해 통합지원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내에서는 농민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도 존재한다.
'기본소득 전도사'를 자처하며 '경기도 기본소득 기본조례안'을 대표발의까지 한 경기도의회 원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5)은 농민기본소득 도입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원 의원은 "농민기본소득의 경우 경기도 전체 인구의 3% 정도 밖에 안 되는 특정 직업군인 농민이 대상"이라며 "기본소득의 지급대상을 수직적으로 한정함으로서 기본소득제도의 기본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민뿐 아니라 다른 직업군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며 "농민 지원은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기본소득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