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6.17 부동산 대책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지난 주엔 후끈 달아올랐죠. 지난 8일부터 부동산 거래가 갑자기 몰리기 시작하더라고요..집도 안보고 계약부터 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토요일(13일)까지 엄청나게 거래가 많이 됐는데...주말엔 3~4팀이 중개 업무를 해도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었으니까요. 이번에 (부동산)가격이 무지 오르겠다 싶었는데 정부가 부동산 추가 대책이 내놓을거라는 소식이 들리면서부터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요. 이번 주 들어서는 거래 문의조차 뚝 끊겼어요"
강남S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은 "오랜 만에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는가 싶더니 부동산 대책 발표로 완전히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남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출회된 저가 매물이 소화된 데이어 지난 주에는 본격적으로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강남 집값이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회복한데 이어 추가 상승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이달 들어 최고 20억83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0억7560만(1층)~21억5560만원(4층) 하던 아파트가 올 5월엔 17억9425만원(5층)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82㎡를 봐도 지난해 12월 24억3400만원(12층)이던 실거래가가 4월엔 19억5425만원(12층)으로 내렸지만 다시 6월 들어 22억6100만원(7층)으로 올랐다. 한두달 새 아파트값이 2억~3억원 오른 것이다.
서울 주택가격은 올 3월 5주차 이후 9주 동안 연속 하락하다가 6월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상승해 지난주 상승폭(0.02%)보다 3배 이상 커졌다.
(사진=자료사진)
서울 집값 상승은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는 강남권 일대의 아파트가 이끌었다. 강남 일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이나 마이스(MICE) 적격성 조사 통과 등으로 개발 기대감에 인근지역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통과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서울 집값 상승에 한몫을 했다. 목동 6단지는 안전진단 통과 후 호가가 3억원이나 뛰었고 성산시영 역시 2억~3억원 오른 10억원에 거래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대책으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소유한 시점부터 분양신청 때까지 2년 이상 직접 거주한 조합원만 분양신청을 할 수 있게됨에 따라 강남과 목동을 비롯한 재건축 사업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재건축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당장은 주택 가격이 안정될 수 있겠지만 주택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얼마 안가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신축 대단지 주택의 품귀현상이 나타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주택 구입과 관련된 대출이나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집 마련이나 자가 이전이 어렵게 된 실수요자들이 기존 살던 집에 눌러 안거나 청약에 과도하게 몰리게 되면 임대차 시장이나 분양시장의 과열을 부추기는 등 주택 상품별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