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18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정관용>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그리고 앞으로의 남북관계 참 고민스러운 주제입니다. 답답한 마음이고요. 그래서 오늘 특별초대석 따로 수식어가 필요 없는 분이죠. 현재 민주평통자문회의의 수석부의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예상 못하셨던 겁니까? 어느 정도는 예감하셨던 겁니까?
◆ 정세현> 아니, 저는 예상 못하죠. 정보가 흘러다니는 그 축척밖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민주평통은 뭐 행정부 안에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다만 예고는 했었죠, 그쪽에서.
◇ 정관용> 북한에서 계속 예고가 있었죠.
◆ 정세현> 예고는 했었죠. 그러나 그렇게 빨리 폭파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 정관용> 최근에 전 장관께서 강연도 하시고 하신 내용들을 제가 쭉 보면 지금 북한이 매우 어렵다, 내부 상황이. 그렇죠?
◆ 정세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어찌 보면 4.27, 9.19 등등 이후에 남북 간의 경제협력 등에서 상당한 기대를 했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렇죠?
◆ 정세현> 배신감. 그렇죠, 배신감을 느낀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이제 원인이야 한미 공조 내지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라고 하는 것이 미명 하에 있는 것이 동조가 돼서 이렇게 된 것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굴종이니 사대니 하는 식으로 비난을 하지만 어쨌든 그 합의서를 만들 때는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나중에 이행이 안 되는 과정에서 미국 핑계를 대니까 두 가지가 다 속이 상하죠.
◇ 정관용> 그러니까 내부 상황은 경제적으로 특히 매우 어렵고. 인민들로부터 위신이 깎일 수밖에 없고.
◆ 정세현> 그렇게 됐어요.
◇ 정관용> 그런데 믿었던 한국으로부터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러니 적을 또 한국으로 돌린다 이거인가요?
◆ 정세현> 그런데 삐라 사건이 터졌단 말이죠. 그런데 그 삐라가 일부 삐라 살포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삐라 살포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왜 유난히 복지국의 김정은 제1부부장이 들고 나서니까 벌벌 기느냐 하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이번 건 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모독하는 그런 표현들이 들어가 있고 그림도 매우 고약한 것이 많답니다.
◇ 정관용> 내용이 많이 달라졌어요?
◆ 정세현> 그러니까 그전에는 일반적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하거나 우리 쪽의 자유대한민국이 좋다 그런 식으로 얘기했지만 김정은은 위선자니 무슨 무뢰한이니 형을 죽인 살인마니 이런 식으로 써서 돈까지 1달러까지 붙여서 보내니까 북쪽으로서는 이것은 자기네들은 북한 사회는 우리하고 달라서 최고지도자 한 사람을 우상화해 가면서 그 주변에 그야말로 피라미드형으로 똘똘 뭉쳐서 전진해 나가는 그런 특수한 체제입니다. 그런데다가 그런 북한 사회에다가.
◇ 정관용> 최고존엄 모독.
◆ 정세현> 모독을 하니까 그걸 가만두고 볼 수가 없고 김여정이 직접 나서서 그걸 단속하게 됐는데 그것은 어떤 점에서는 그건 이제 북한의 대남 불만의 촉발 요인이 됐고.
◇ 정관용> 그 이후에 취하는 조치들을 보면 대북전단에 대한 맞대응이라기보다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걸 차근차근 시행하는 것같이 보이잖아요. 남북연락사무소 건물 폭파 그다음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런 판문점 이런 데 다시 무장화. 차근차근 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판문점 9.19 합의 완전 파기. 이렇게 가는 거 맞죠?
◆ 정세현> 4.27, 9.19 합의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식의 일종의 엄포를 놓는 겁니다. 완전히 그건 얼마든지 중간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중단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설사 상당 정도 그 계획대로 우리한테 통보한 대로 진행이 되다가도 남은 그 여러 가지 계획 내지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또 지나갈 수 있고 돌아갈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건 내부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따로 말씀드리고. 여기까지 나왔으니까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저는 어디서 보냐 하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보도라고 하는 식으로 해서 쭉 앞으로의 군사 계획이 나왔어요.
◇ 정관용> 맞아요.
◆ 정세현> 그런데 그동안 남북 간 합의에 의해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군대를 재배치시키겠다. 그게 어디냐 하면 개성공단 자리이고 금강산관광지구입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 정세현> 그런데 과거 개성공단 자리에 공단이 들어서기 전에는 거기에는 남쪽을 향해서 이렇게 배치돼 있던...
◇ 정관용> 포병부대, 포병.
◆ 정세현> 장사정포, 방사포가 한 400~500문 있는 포병여단 플러스 2개 사단이 2만 5000명이 주둔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 그 공간을 2000만평쯤 되는데 그걸 내놓고 거기 있던 부대들은 개성시 북쪽으로 올라갔단 말이에요.
◇ 정관용> 원래 있던 군 막사 이런 거 다 철거하고.
◆ 정세현> 그렇죠, 그렇죠. 그리고 그 자리에 공단이 들어갔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그런데 이번에 배치해 놓겠다는 부대의 숫자를 보니까 1개 연대.
◇ 정관용> 연대급이에요?
◆ 정세현> 대대급이죠. 그러니까 한 3500~3600명. 그러면 그전에 있던 그 부대의 한 7분의 1 정도 병력이 들어오는 셈입니다.
◇ 정관용> 예고한 내용조차도 그렇다.
◆ 정세현> 금강산에도 거기도 1개 연대, 1개 포병구분대를 보낼지 그건 모르겠는데 금강산관광지구도 사실은 그렇게 군인을 배치, 금강산관광지구는 개성공단 지역하고 달라서 군대를 배치하기가 그렇게.
◇ 정관용> 용이한 데가 아니죠?
◆ 정세현> 용이한 데는 아니에요. 산만한 데 있죠.
◇ 정관용> 산속에 있고 면적도 좁은...
◆ 정세현> 산쪽에 있고 산꼭대기에. 금강산관광 초기에는 바다 쪽으로 대포가 설치되어 있었죠. 어쨌건 원래 규모의 한 7분의 1 정도만 갖다놓는다는 얘기는.
◇ 정관용> 상징적인 거죠.
◆ 정세현> 상징성인 거고 그건 언제든지 철수하기 쉬운. 그런데 또 하나...
◇ 정관용> 그러니까 원래 4.27, 9.19 그것보다 더 전인 개성공단 그 이전으로까지 간다고 치면 사실 개성공단에 있는 그 공장 건물들을 싹 허물고 군 막사를 옛날처럼 다시 지어야 되는 건데 그렇게까지 하겠다는 건 아닌 거라는 거죠, 그렇죠?
◆ 정세현> 그렇죠. 지금 2000만 평을 북쪽에서 내놨는데 그중에...
◇ 정관용> 10분의 1밖에 개발 안 됐잖아요?
◆ 정세현> 그렇죠. 10분의 1도 아니죠. 일단 100만 평의 부지 조성을 했고 부지 조성은 100만 평 중에 40만 평의 공장이 들어가 있어요. 40만 평의 124개의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5만 4000명, 마지막에 5만 4000명까지, 5만 4000명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공장이 124개인 셈인데. 그걸 뜯어낸다는 것은 그것은 쉽지 않은 겁니다. 왜냐하면 그것까지 뜯어내면 앞으로 북한이 이 문제와는 별개로 경제가 더 나아지려면 어차피 지금 필요한 것이고.
◇ 정관용> 필요한 거잖아요.
◆ 정세현> 투자 유치를 해야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그런데 국내 정치,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남북 간의 정치,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공단이 잠깐 쉬어 있는데 남쪽을 상대로 소위 역적인 행동을 하느라고 공단을 다 뜯어냈다. 그럼 앞으로 누가 거기 공장을 짓겠습니까?
◇ 정관용> 아무도 투자를 안 하죠.
◆ 정세현> 그건 일종의 자충수예요. 그러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할 거고 아무리 북한이 화가 나도 그런 정도로 말하자면 한발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바로 이런 대목에서 우리 정세현 전 장관 같으신 분의 오랜 관록과 경험이 중요한 거예요. 그 개성공단에 군부대 다시 배치한다는 데 과거에 거기에 포병여단 2개 사단이 있었다. 지금 보내겠다는 것은 1개 연대다. 이걸 딱 짚어내실 수 있는 분. 몇 분 안 계시잖아요, 사실.
◆ 정세현> 뭘 그... 우리 쪽에 1사단이나 1군단 쪽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다 아는 거고. 개성공단 개발 초기에 통일부 장관 하고 있었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 말씀을 받아서 제가 저도 이제 어제, 그저께 연락사무소 건물 폭파 장면 보고 이러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마는 어제부터는 저도 북한도 나름 말폭탄은 되게 세게 날리고 있지만 뭔가 도발의 수위를 상징적으로 조절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또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핵실험하고 미사일 발사했던 또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로 내 책상 위에 핵버튼 있다라고 으름장 놓던 시기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 했는데 지금 거기랑 2017년 상황과는 전혀 거기까지는 못 간 거 아니에요?
◆ 정세현> 그럼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이제 거의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그런 것까지 상상할 수 있지만 북한이 그렇게 말하자면 오묘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잘못하면 친북발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계산이 얼마나 애처로운데요. 죽을 짓은 절대로 안 합니다. 다만 이제 김정은과 트럼프의 친분이 다 깨지고 트럼프와 국내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북한을 상대로 해서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에 그게 위협적인 행동을 해서 북한이 거기에 반발하고 군사행동으로 나가는 경우에.
◇ 정관용> 그건 정말...
◆ 정세현> 선거하는 트럼프한테는 유리합니다.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하면 현 집권자가 유리한 법 아닙니까, 투표에서. 여당을 밀어주자. 그래서 그런 위험한 상황도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 트럼프 쪽에서는 아직까지 북한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 일체 반응을 안 보이고 있어요.
◇ 정관용> 거의 무슨 먼 산 보듯 하는 것 같아요.
◆ 정세현> 글쎄요. 왜냐하면 지금 국내 정치에.
◇ 정관용> 복잡하죠.
◆ 정세현> 함몰되어 있으니까 관심이 있을 수 없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한테는 북한 문제, 북핵 문제가 죽고 사는 문제이고 절체절명의 문제이지만 미국한테는 수많은 대외정책 중에서 우선순위가 굉장히 떨어지는 문제예요.
◇ 정관용> 멀리 떨어져 있는 그곳에서의 분쟁 우리가 하나하나 해결 못한다, 안 한다 이런 말까지 하잖아요.
◆ 정세현> 그렇죠. 뿐만 아니라 우리로서는 북한이 6.25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북한이 아직도 무서운 존재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북한은...
◇ 정관용> 적수가 안 되죠.
◆ 정세현> 진짜 참 게임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쪽에서는 그럴 거예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조그만한 국가다. 그리고 오늘 중국과의 지정학적인 특수성 때문에 중국과의 마찰 같은 것도 고려해야 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그걸 감수하고 가도 얼마든지 일을 저지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공격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미국을 상대로 해서 북한이 소위...
◇ 정관용> 함부로 도발할 수 없다.
◆ 정세현>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은 못하죠.
◇ 정관용>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뭔가 위기를 고조시키지만 일단은 철저히 미국은 정면으로 때리지 않고 한국 정부만 때리면서 그것도 뭔가 고도의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건물 폭파 같은 카드를 선택하고.
◆ 정세현> 바로 그겁니다.
◇ 정관용> 이런 거란 말이에요. 건물 폭파가 상당히 우리 예산이 상당히 좀 들어가고 아깝기는 하지만 그냥 그거 카메라용 효과 아니에요? 어마어마한 화염과 연기와 이거 막 자아내서 TV에 자주 비춰지게 만들려고 선택한 상징적 제스처 아니에요?
◆ 정세현>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대남용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 정관용> 아니, 북 주민용으로라도.
◆ 정세현> 북한 주민용으로 그것을 아주 상세하게 보도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 화면을 계속 틀면서.
◆ 정세현> 왜냐하면 지금 북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뭐랄까요. 현 상황에 대한 불만 그것이 지금 김정은한테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지금 삐라 문제를 계기로 해서 남쪽에다가 터뜨리는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볼 때는 그들의 속상한 마음이라든지 분노가 드디어 그걸로 인해서 확 풀리는 것 같은.
◇ 정관용> 이 모든 게 문재인 정부 탓이다 이런 거죠.
◆ 정세현> 그렇죠. 넘길 수 있는. 일종의 카타르시스죠. 일종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아주 슬로비디오로까지 준비했는데요.
◇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장관님하고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북한이 막무가내로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시키겠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러나 긴장조성을 정치적으로 고도로 상징화시켜서 계산하고 있다 이런 건데. 그건 그나마 다행이에요.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카드. 또 우리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 이런 카드가 손에 잘 안 보인다는 거거든요.
◆ 정세현> 이제 카드라고 하시니까 그런데 북한을 상대로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당장 북한을 상대로 해서 1:1로 할 수 있는 일은 계속적으로 없습니다. 더구나 15일날 우리 쪽에서 특사 파견하겠다고 했더니 그걸 거절하면서 동시에.
◇ 정관용> 공개까지 해 버렸죠.
◆ 정세현> 제안이 왔다고 거절까지 했는데 지금 그런 일을 할 때가 아니라는 일종의 메시지고 그런 것도 안 되는데 할 수 있는 건 없고, 다만 지금 바로 이런 아주 복잡한 일의 단초가 된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 나가야 해요. 그러니까 전단 뿌리려고 하는 거 20일도 보내겠다, 25일도 보내겠다 예고를 했지만 딱 그 날짜는 아니고 그전으로 해서 바람의 방향 같은 것을 생각해서 조금 변동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막는 그런 모양새를 취해서 가시적으로...
◇ 정관용> 이미 정부도 그다음 경기도도 다 강력대응한다고 천명하지 않았나요?
◆ 정세현> 했죠.
◇ 정관용> 그대로 실천해라.
◆ 정세현> 그렇게 실천하고 동시에 지금 법을 제정하는 문제가 있어요. 어제 청와대 오찬회의에서 잠시 이제 제가 그런 설명을 좀 했습니다. 북한을 오래 연구해 왔던 사람으로서 대통령만 해도 법이라는 게 쉽게 금방,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데 이것을 뚝딱 만들 수 없다. 그런데 북한이 그걸 기다려줘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해서 제가 그랬어요. 그 사람들은 그쪽은 그야말로 최고 권력자 상층부가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뚝딱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국민들의 지지도도 높은 대통령이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금방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을 한다.
◇ 정관용> 여당 의석도 많은데.
◆ 정세현> 그렇죠. 그렇게 생각을 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입법절차라든지 그 복잡성에 대해서 전혀 이해가 없어요. 자기네 같은 줄 알죠. 언제든지 사람이라는 게 자기 코드로 상대를 읽어내는 습관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 꼭 북한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국민들한테도 빨리 해결하려고 하는,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는 요구가 많이 있으니까 국민들한테 설명하면 자연히 북한에서도 그게 우리하고 다르게 시간이 좀 걸리는구나. 그렇게 이해를 시키면서 준비를 철저하게 해 달라. 그러고 나서 그게 준비가 돼 가면 그 진행 과정을 봐가면서 지금 이해 구한 다음 행동의 소위 행위의 시점이 지연될 수도 있다.
◇ 정관용> 북한이 예고한 행동을.
◆ 정세현> 또는 적절한 선에서 스톱을 못하고 기다려볼 수 있다 그런 얘기도 했고.
◇ 정관용> 그러니까 1차적으로 해야 될 일은 북한의 행동을 행동으로 막는 것 또 법 개정이나 하는 부분을 서두르는 것.
◆ 정세현> 서두르는데 그걸 국민들한테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라고 하는 것을 과시를 하라 이거죠.
◇ 정관용> 그게 이제 1차적인 거고요.
◆ 정세현> 그다음에 그건 카드가 아니죠, 우리가 해야 될 거. 그다음에 아까 미국을 상대로 쓸 카드를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미국을 상대로 해서 쓸 수 있는 카드라는 건 교환을 전제로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건 아니고 참 구차한 표현이, 자존심 상하는 표현이 될지 모르지만 모든 걸 지금 UN대북제재니 미국의 독자적 제재라는 명분으로 틀어막아놨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이런 코너에 몰리게 됐다, 이 지경이 됐다. 그런데 이건 좀 풀어야 되는 거 아니냐. 군사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좀 이루어가자.
◇ 정관용> 대북제재 일부 풀자.
◆ 정세현> 그렇죠. 그래서 미국이 그야말로 우리의 진정성에 감동을 해서 그럼 그렇게 하자는 식으로 협조를 하도록 가서 삼고초려를 해 가면서 매달려야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것의 결정권은 트럼프가 쥐고 있잖아요. 아니에요?
◆ 정세현> 지금 바쁜데 대개 실무선에서 지금까지 통제하고 오는 게 다 실무선에 나왔고 워킹그룹에서 다 결정됐던 겁니다.
◇ 정관용> 그럼 이도훈 본부장이 미국 간 게...
◆ 정세현> 이도훈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얘기고 거기 대행은 국장급 내지는 과장급의 실무자들이 법률 해석을 하는 방식으로 해서 하는 것인데.
◇ 정관용> 우리가 지금 궁지에 몰린 걸 하나의 계기로 미국 실무진을 설득해서 부분적으로라도 대북 경제제재 완화 카드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한다, 그거네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러면 북한한테는 그게 카드가 돼요. 그런데 이도훈 본부장이 난데없이 또 이런 시기에 그걸 또 쫓아가니까 한쪽에서는 또 허락 받으러 가느냐는 식으로 비아냥대는 측면이 있고 그러니까 외무부에서도 다급하게 조금 궁색해져서 그건 아니고 미국이 불안해하니까 그래서 좀 설명해 주러 간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그동안에 한미 워킹그룹의 회의 과정을 쭉 보면 거의 다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미국에서 노 했어요.
◇ 정관용> 미국이 다 말렸잖아요.
◆ 정세현> 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핵 문제가 지금 30년이 넘은 문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삼고초려로까지라는 표현 쓰신 것이 그런 전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저도 이해가 되는데 또 어디서 이런 말씀하셨죠. 부지런한 대통령인데 그 밑에 공무원들이 안 움직인다는 말이죠. 그건 무슨 뜻이에요?
◆ 정세현> 어저께 제가 그랬어요, 청와대에서.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세현> 어제 아침에 다른 방송에 나와서도 그 얘기를 하고 청와대에 가서도 그 얘기를 했어요. 대통령은 금년 초에 올해는 남북관계에서도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그러면서...
◇ 정관용> 미국 눈치 안 보고 우리끼리라도 뭐 좀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단 말이에요.
◆ 정세현> 그럼 대통령의 연두 신년 하례에서 그런 식의 멘트가 나왔으면 그걸 밑에 있는 참모나 또 유관부처 장관들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될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런데 결과가 없는 거죠, 지금.
◆ 정세현> 그렇죠.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대통령이 또 1월 2일날 그런 말씀하시고 다시 14일날 기자회견에서도 그 얘기하고 14일날 간담회에서 또 그 얘기를 또 하니까 16일날 여기 주한 미국대사가 그거 여러 가지 사업들을 자꾸 하겠다고 나서는데.
◇ 정관용> 미국 허락받으라는 식으로 했죠.
◆ 정세현> 한미 워킹그룹에서 협의한다고 얘기를 하니까 우리 통일부 대변인이 그것은 주권 침해라고 받아치고 또 청와대에서는 적절치 않다. 부적절한 언행이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그것도 역시 한방 쥐어박은 건데. 이제 그렇게 나갈 때 북한에서는 금년에는.
◇ 정관용> 뭐 좀 하려나 보다.
◆ 정세현> 작년처럼 미국 핑계대고 모든 것이 안 된다는 식으로 핑계대는 건 아니고 좀 뚫고 나오려고 하는구만 기대를 했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그다음에 나온 얘기가 개별관광 검토 이런 거밖에 없었어요.
◆ 정세현> 글쎄, 그러니까 그것도 적극적으로 좀 밀고 나가고 그다음에 그걸 북한한테도 전달을 하고 그래야 되는데.
◇ 정관용> 그 책임이 통일부 장관한테 있는 거예요.
◆ 정세현> 통일부죠.
◇ 정관용> 통일부에. 김연철 장관이 이제 그것 등등을 고려해서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럼 후임 장관은 누가 제일 좋다고 보세요?
◆ 정세현> 그것까지 내가...
◇ 정관용> 아니면 통일부 장관만 바꾸면 됩니까? 청와대의 외교안보라인까지를 교체해야 합니까?
◆ 정세현> 중요한 것은 외교안보라인까지 김연철 장관이 참 지나고 보니까 고생을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얼굴을 보니까 거기 정부에 들어가기 전에 1년여 전의 그 얼굴하고 장관 재임 중 점점 수심에 가득차고 흰머리가 나고 그러던데 물러난 날은 여러 가지로 만감이 교차하니까 그러겠지만 내가 어디서 또 그런 표현을 썼어요. 이쪽으로 나가려면 워킹그룹 벽에 부딪히고 좀 어떻게 담을 뛰어넘으려고 하면 비핵화에 부딪히고.
◇ 정관용> 그러니까 진퇴양난의 궁색한 상황인데 그래도 뭔가 돌파를 했어야죠, 결과적으로는.
◆ 정세현> 그러니까 주변의 정부나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거 조금만 미국이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보자 하는 식으로 하는 사람들만 있다 보니까 일을 못 한 거 아니냐. 그렇다면...
◇ 정관용> 그러면 통일부 장관만 아니라 외교안보라인도 바꿔야 되는군요.
◆ 정세현> 결국은 그렇게 가야 될 거예요.
◇ 정관용> 그래야 뭔가 새로운 판을 짤 수 있을 것 같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시간이 별로 없어서...
◆ 정세현> 동맹파로 지금, 동맹파와 지복파로 나눌 수 있지만 일단 지금은 지북파가 필요합니다.
◇ 정관용> 지북파. 동맹파가 너무 많죠, 지금.
◆ 정세현> 미국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 측면이 있고 그렇다고 지북파가 북한 눈치 보자는 것은 아니고 북한이 왜 저러는지 북한의 여러 가지 행동의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청와대도 있어야 돼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새로운 인물 기용, 새 진형으로 새로운 판을 짜고 새로운 카드들을 우리가 던질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해서도 한 걸음씩 나갈 수밖에 없다.
◆ 정세현> 그리고 좌고우면파보다는.
◇ 정관용> 돌파.
◆ 정세현> 돌파하는 추진력 있는 사람들이 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지북파이면서 추진력 있는 돌파형.
◆ 정세현>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회고록 내신 얘기하려고 오늘 사실 좀 모셨는데 시간이 없어서 한마디도 못하겠네요.
◆ 정세현> 그건 뭐.
◇ 정관용> 아무튼 정 전 장관님이 회고록을 내셨습니다, 여러분. 알고 계세요. 다음에 또 한 번 모실게요. 정세현 전 장관님 감사합니다.
◆ 정세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