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백두현 군수 (경상남도 고성군)
백두현 고성군수 (사진=경남CBS)
◇김효영> 2018년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2년이 지났습니다. 단체장들의 임기가 절반이 지난 것인데요. 경남 고성에서는 사상최초로 민주당 군수가 탄생을 했죠. 오랜 관행을 깨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백두현 군수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백두현> 예. 반갑습니다. 백두현입니다.
◇김효영> 어떠세요? 2년이 지났는데?
◆백두현> 공무원들이 '군수님, 좀 속도를 줄였으면 좋겠다. 너무 빠르게 가시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속도를 줄이면 공무원들이 저 쪽으로 다가와야 되는데 제가 공무원집단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임기 남은 2년 동안 더 속도를 더 내볼려고 합니다.
◇김효영> 기존 관료문화에 순치될까봐 염려하시는 군요?
◆백두현> 두렵습니다.
◇김효영> 두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속도를 늦출 수 없다. 그래서 그동안 좀 바뀌었습니까? 공무원사회가.
◆백두현> 그렇습니다. 이제 군민들이, 행정이 우리들 편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 군민들은 행정이 지역의 기득권과 힘 있는 사람들, 그들끼리 논의하고 그들끼리만 한편이 되는 것 같고 군민들은 소외되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김효영> 네.
◆백두현> 지금 군민들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행정이 우리편이다'는 믿음과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군민들이 저를 군수로 뽑은 뒤에 행정을 신뢰하고 그리고 고성에 산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런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김효영> 과거 공무원들은 군민들 보다는 군수한테만 잘 보이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겠죠. 인사만 신경쓰면 되니까. 그러니까, 결국 단체장이 공정하게 인사를 잘 해야 되는 것이겠죠?
◆백두현> 실제로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군민만 바라보고 행정을 한 적이 있을까. 공무원들이 착각을 많이 하는데, '군수님, 저는 군민만 바라보고 행정을 열심히 했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분이 계신데, 제가 '그건 아닌 것 같다. 군수만 바라보고 행정한 것을 착각을 하지 않냐'라고 다시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 합니다. 그러니까 군수가 원칙을 갖고 인사를 하면 '아, 우리 군수는 원칙대로 할 사람이니까 내가 열심히 하면 되겠다. 그러면 승진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 건데, 그동안은 군수가 시키는 대로만 잘 하는, 예를 들어 인사 시즌이 되서 군청 공무원들의 장단점을 비교한 데이터를 좀 가져오시라고 하니 그런 것 없는데요. 그럽니다.
◇김효영> 없대요?
◆백두현> 네. 행정조직이 몇 십 년을 운영하면서 왜 그런 게 없냐고 물어보면 '우리들은 군수의 입만 쳐다보는데요'라고 해요. 이게 대부분 영남권의 지자체들의 한계일 겁니다. 한번 다른데 가서도 물어 보십시오. 이 사람은 어떤 장점이 있고 이 사람은 어떤 단점이 있고. 이 사람은 어느 시기에 소신껏 어떻게 하다가 한 적으로 밀려갔다든지 이런 내용이 있는 데이터는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군수 입만 쳐다보다가.
◇김효영> 특정 정치세력이 수십 년 동안 장악을 해오다보니 공무원들도 거기에 맞추어서 공직생활을 해왔다?
◆백두현> 선거 경비를 많이 쓰는데, 그럼 그 많은 돈들이 어디에서 들어올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의논해서 자기들끼리 해먹는 이런 과정들 때문에 공무원들은 군수눈치 봐야 되죠. 의회 눈치 봐야 되죠. 군수 집안 눈치 봐야 되죠. 군수의 공청권자 눈치 봐야 되죠. 그러다보니 솔직히 군수가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할 때, 10개를 다 못하는거죠. 이전 군수는 못하는 거죠.
◇김효영> 몇 개는 누군가 빚을 진 사람에게 줘야된다?
◆백두현> 그렇죠. 그러니까 낮에는 군수가 한 명이었지만 밤에는 군수가 여러 명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것이죠. 그러면 공무원들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승진할 수 있을까. 그것만 보는 거죠.
◇김효영> 지금은 군수가 한 명이죠? 주간 군수 야간 군수 따로 있지는 않으시죠?
◆백두현> 군수는 한 명입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계속 한 명이길 바랍니다. 하하. 그러나 중요한 건 성과입니다. 민주당 군수 시켜줬는데, 고성을 위해 뭘 했나?라는 질문에 답을 하셔야 합니다. 먼저, 코로나 초기 마스크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고성에 마스크 공장을 유치를 하셨더군요?
경남 고성군에 하루 50만 장 생산이 가능한 마스크 공장이 들어섰다. (사진=고성군청 제공)
◆백두현> 주식회사 케이엠도담이라고 며칠 전에 준공식을 했습니다. 마스크 구하기 어려웠던 상황들을 보고 이후에도 계속 이런 상황이 생길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마스크 공장을 유치하려고 노력했고, 다른 시군에서도 유치하려고 많은 추파를 던졌는데, 업체 사장님께서 고성군수 한 번 면담하고 난 뒤 저한테 반해가지고 고성군에 유치했다고. 하하.
◇김효영> 하하.
◆백두현> 저희들은 두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 번째는 일하시는 분 채용할 때 고성군민들 우선적으로 채용한다. 두 번째 그 어떤 일들이 발생하더라도 먼저 고성군민들에게 마스크를 먼저 지급하고 판매한다. 그 두 가지 전제만 되면 모든 것을 다 도와주겠다. 그렇게 했죠.
◇김효영> 앞으로 전염병이 다시 와도 고성군민들은 마스크 고민은 안 해도 되겠군요.
◆백두현> 그렇죠. 그 마스크 공장이 고성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은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김효영> 그것 말고, 고성의 경제발전을 위한 토대, 좀 닦으셨습니까?
◆백두현> 취임하자마자 무인항공기 투자선도지구, 710억 짜리 공모사업도 선정이 되었고 카이 항공의 날개 공장도 유치를 해서 올해 준공을 합니다. 제가 군수 되었을 때 고성군의 예산이 4천억 시대였는데 지금 이번 추경 통과하면 6,500억 시대를 열었고, 작년에 53개의 국가 공모사업에 신청을 했는데 48개가 되었습니다.
◇김효영> 거의 다 되었군요.
◆백두현> 예. 그래서 공무원들이 2년 동안 제가 예산을 이전보다 1,900억 이상 가져온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고 군민들도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남 고성군의 미래 산업 핵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 부품 공장' 건립을 위한 이당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사진=경남도청 제공)
◇김효영> 주민들하고 막걸리 마시는건 계속 하고 있습니까?
◆백두현> 이전에는 군수하고 밥자리를 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고성군의 성금기탁이 경남에서 제일 많이 들어오는데 이 분들의 전제조건이 저녁에 군수하고 술 한잔 하는 것. 그럼 성금 500만 원 내고 1,000만 원 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효영> 하하. 그래요?
◆백두현> 네. 군정에 도움만 된다면 군수가 뭘 못하겠습니까?
◇김효영> 하하. 건강관리 잘 하셔야겠습니다. 좀 아쉬운 점이 아닐까 싶은데, 수차례 고성군에 사는 아이들에게 수당을 얼마씩이라도 주자고 조례를 올리셨지만 군의회에서 세 번이나 부결됐죠?
◆백두현> 예. 세 번째 올렸는데 다 부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안했고 두 번째는 논의하고 세 번째는 표결까지 갔으니까 저는 진일보 한 것이라고 봅니다. 고성에 13세부터 18세까지 청소년들이 한 3천 100명 정도 됩니다. 매달 5만 원에서 7만 원, 현금이 아닌 카드로 지급하는 것이죠. 고성에서만 쓸 수 있게끔 하는, 한 23억 정도 1년에 들지만 저는 0세부터 7세까지가 아동수당 지급되기 때문에 8세부터 12세가 또 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저는 13세-18세 이 부분이 빨리 정착이 되면 8세부터 12세까지도 확대하려고 하고. 지금 이제 미통당의 김종인 대표도 기본소득을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 아닙니까? 우리 고성군의 미래통합당 의원님들도 아마 충분히 긍정적으로 논의해서 하반기에는 통과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의원님들이 저보고 소통이 좀 부족했다는 말씀, 겸허히 제가 수용하고 의원님들과 소통하고 잘 모시고 의논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김효영> 하반기에는 통과될 것으로 보시군요.
◆백두현> 예.
◇김효영> 왜 이 일에 이렇게 신경을 쓰십니까? 용돈을 세금으로 줘야 되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하십니까?
◆백두현> 고성에서 청소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놀만한 공간도 없고 문화, 교육 모든 인프라가 되어 있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성에서 태어난 자녀들에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부담은 좀 덜어주면서 우리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것,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한 번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과정. 다른 시군은 모르겠지만 우리 고성 그렇게 한 번 만들어 가보자. 대부분 인구소멸 지역이지 않습니까. 떠나가는 거거든, 이게 교육의 문제, 경제의 문제, 먹고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 여러 가지가 있지만은 다른 것은 점차적으로 변화, 발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거나 경제적인 부담, 이런 것들을 학부모들에게 좀 저희들이 지원해주고 그리고 그게 전부 다 지역에서만 사용되는 것이니까 소상공인들도 좋아지고. 재난지원금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느낀 것이지 않습니까. 고성에 인물이 많다고 하지만 고성이 많이 발전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인물들이 과연 고성군의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부모 잘 만나서 내가 잘 나서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물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라고 하는 고성군이 이렇게 발전을 못했던 겁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 학생들이 고성군의 도움을 받아서 열심히 자기 꿈을 키워왔다. 이런 것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죠. 그게 제대로 된 투자다. 저는 그렇게 보는 겁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됐네요.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요.
(사진=고성군청 제공)
◆백두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고성군민들은 고성에 산다는 것을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더 잘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효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백두현> 고맙습니다.
시사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