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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많은' 공직자 정조준한 이재명…공직·시민사회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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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많은' 공직자 정조준한 이재명…공직·시민사회 '환영'

    경기도 다주택 고위공직자, 앞으로 승진과 재임용 등에 불이익
    경기도 '다주택' 고위공직자 비율, 여당 국회의원 보다 높아
    이재명 "누군가의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헌법 위반 아냐"
    경기도 공직·시민사회 "이 지사 선택 환영"…중앙정부에도 영향 클듯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고위공직자들은 올 연말까지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처분하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 고위공직자들에게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 권고했다.

    ◇ 다주택 고위공직자, 앞으로 승진, 재임용 등에 불이익

    대상은 4급 이상 경기도 소속 공무원과 경기도 31개 시군 부단체장,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 경기주택도시공사 처장급 이상 임직원 등이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기도 고위 공직자들은 앞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 지사는 "2021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과 전보, 성과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는 "재임용(임기연장)과 승진, 기관 평가 등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인사원칙을 관철시키겠다는 그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이 지사는 "이미 올해 인사에서 고위공무원이 다주택자여서 승진에서 배제된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가 이처럼 강도 높은 처방을 내놓은 것은 경기도 고위공직자 가운데 다주택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 경기도 '다주택' 고위공직자 비율, 여당 국회의원 보다 높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경기도의 자체 조사결과, 4급 이상 공직자와 31개 시군 부단체장, 공공기관 임원 332명 가운데 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2주택 이상 소유자는 28.3%인 94명으로 나타났다.

    2주택 소유자가 69명으로 가장 많았고 3주택 소유자는 16명, 4주택 이상 소유한 공직자나 임원도 9명이나 있었다.

    경기도 고위공직자 10명 가운데 약 3명은 실거주 주택 외에도 투기나 투자목적의 주택을 추가 소유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이같은 수치는 경실련이 발표한 미래통합당 다주택 보유 국회의원 비율 40%보다는 낮지만,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다주택 보유 국회의원 비율 23%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다.

    이 지사는 이처럼 부동산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하게 되면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심리에 영향을 크게 받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공직을 하려면 공직을 하고 부동산 투기나 투자를 하고 싶으면 부동산 투자를 하되 공직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공직을 맡을 사람은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이재명 "누군가의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헌법 위반 아냐"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헌법 위반'과 '재산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지사는 "인사권자는 여성공직자의 비중을 올리고 소외된 지역 출신을 배려하기 위해 후순위 공직자들을 승진시킬 수 있다"면서 "인사란 그야말로 절대적 재량이기 때문에 헌법위반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재산권 침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먼저 "자유와 권리라는 것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혀가면서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모두를 위해 제한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라며 "고위공직자들이 주택을 주거용 외에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돈과 권력 중에 하나만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런 이유로 이미 정착된 '주식백지신탁제'처럼 고위공직자는 주거나 업무용 필수부동산을 제외한 일체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부동산백지신탁제'의 도입을 국회와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국회에서도 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은 최근 부동산 백지신탁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외에도 다주택 소유 고위공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법안이 여권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 경기도 공직·시민사회 "이 지사 선택 환영"…중앙정부에도 영향 클듯

    이 지사는 그러나 소극적으로 입법만을 기다리는 대신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입법만을 기다릴 수 없기에 임시방편으로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경기도의 이같은 인사제도 개편 방향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단행한 비서진 인선을 보면 5명의 교체대상 가운데 다주택자가 3명이나 포함됐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해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없게 하겠다'는 대통령님의 신념을 실현하고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려면 확실하고 치밀하면서도 국민수용성이 높은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도 지방정부 역할의 한계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새 인사제도는 또 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는 물론 중앙정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공직사회와 시민사회 모두 크게 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유관희 위원장은 "공무원이 투기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일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이 지사의 선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병욱 운영위원장도 "일반인보다 많은 개발 정보를 접하는 공무원은 이를 투기가 아닌 국민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로 공무원들이 좀 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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