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는 실현되지 않았다. '틱톡 최후의 날'도 오지 않았다.
대신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미국 기업 오라클, 월마트가 틱톡글로벌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틱톡앱을 실행함으로써 미국과 전세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짧은 동영상 공유앱 틱톡 매각협상과 관련해 "나는 이 합의를 개념적으로 승인했다. 환상적인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틱톡글로벌이 텍사스에 본사를 둘 것 같고 적어도 2만 5천명을 고용하고 텍사스에 있는 교육기금에 50억 달러(5조 8천억원)를 기부할 것이라면서 "내가 요청해 왔던 것"이라고 자신의 공을 내세웠다. 하지만 바이트댄스 측은 교육기금에 5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라클이 틱톡글로벌 지분 12.5%를 자치하고 월마트가 7.5%를 구매할 것이라면서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이 새 회사의 5명의 이사 중 한 명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평가했지만 중국정부가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축출 계획을 막아냈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글로벌타임즈는 사설에서 틱톡이 폐쇄되거나 미국 법인에 완전히 판매되는 것이 아니고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핵심 알고리즘을 손에 쥔 상태에서 지배주주로 계속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거래가 국제법이나 일반 비즈니스 규칙 없이 강제적으로 부과된 것으로 여전히 불공정하지만 완전히 문을 닫거나 미국 기업에 매각되는 것보다는 비용이 덜 든다며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불공정한 가운데서도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가 '기술 수출 제한 목록'을 개정해 AI 알고리즘 등을 외국에 팔 수 없도록 한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정부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대한 규정을 발표하면서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도 힘이 된 것으로 됐다는 입장이다.
중국 상무부는 웹사이트에 관련 규정을 공개했는데 애플, 시스코, 퀄검, 보잉 등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세부규정을 만지작거림으로써 미국 경제계를 긴장시키고 어느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들 것인지 등에 대해 상당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18일 틱톡의 다운로드를 20일부터 금지하고 11월 12일 이후 완전 사용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후 중국 상무부의 '신뢰할 수 없는 기업' 세부 방침이 공개되었고 그 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오라클 합의 승인이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즈는 또 다른 기사에서 중국의 다른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 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