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피격된 공무원의 슬리퍼. 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를 조사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하루 뒤 북한 해역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을 수사한 해양경찰이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4일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동삼 서장은 "자진 월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상세하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 서장이 2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 서장은 "실종자의 신발이 선상에 남겨졌고, 실종자가 당시 조류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점,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며,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해경은 이후 어업지도선 동료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더욱 자세하게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연평도 실종 공무원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사진=연합뉴스)
해경 조사 결과 실종자 A(47)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에서는 A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통신사 통해 확인한 결과 오후 1시 19분 이후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개인 수첩과 지갑 등 소지품에서도 유서 등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또 A씨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어업지도선 내 CCTV 2대를 들여다 봤지만 모두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천해경서 소속 수사관 3명은 이날 오전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499톤급 어업지도선 B호를 조사했다. 이 배에는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등 15명이 타고 있었다.
앞서 해경은 지난 21일 B호에서 일등 항해사로 근무하던 8급 공무원 A씨가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에서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지난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