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대선을 2주 남짓 남겨놓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잇따라 만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서 실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 앞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5분 남짓 선 채로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우리 외교안보라인이 워싱턴에 총출동한 이례적인 상황인데다 특히 전날 서욱, 마크 에스퍼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안보협의회의 이후 방위비 문제와 주한미군 감축문제로 양국간 갈등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터였다.
일단 서훈 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양국간 불협화음 관측은 오해였던 듯 하다.
그는 "유익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얼마나 깊이 있게 잘 관리되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 서로 공감하고 확인을 한 성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전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과 이날 폼페이오 장관 등을 각각 만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 상황관리 방안에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제사회에 화두로 던진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미국과 생각이 일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그건 이제까지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있던 문제였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고 확언했다.
'국회 국정감사 때 종전선언의 범주와 관련해 비핵화를 전제로 한 종전선언이냐는 논의가 있었다. (미국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어떤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라며 "종전 선언이 따로 놀 수는 없는 거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기자들을 향해 "그렇게 다른 해석, 과다한 해석은 안하시는 게 좋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크게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또 상호 수용 가능한 선에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이 대사가 평소 한미관계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특파원 분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며 "약간의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언짢아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굳이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한미관계는 미국 정권과 무관하게 지속돼야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현 정권 뿐 아니라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의 만남도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