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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와병에서 별세까지 6년 5개월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년 5개월의 와병 끝에 25일 별세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숙환인 급성 심근경색의 후유증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것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밤 9시쯤 늦은 저녁을 먹은 뒤 '속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된다'며 2시간 동안 불편해 하다가 갑자기 쓰려졌다.

    호흡도 끊어졌고 맥박도 거의 잡히지 않는 긴급상황이라 비서진들은 거리가 먼 수서동의 삼성서울병원 대신 자택에서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으로 이 회장을 급히 이송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삼성병원 관계자들이 큐알 출입증 발행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병명은 '급성 심근경색'. 혈전이 심장으로 통하는 혈관을 막아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심장조직이 죽는 병이다.

    순천향대측에서는 이 회장의 호흡과 맥박을 살리는 응급처치에 주력했다. 심폐소생술로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이 회장은 2시간 뒤인 새벽 1시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과 혈전을 녹이는 처치를 받았다.

    쓰러진지 9일만에 이 회장은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신체기능은 되돌아 왔지만 의식은 100% 되돌아 오지 않았다. 기계의 도움없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고 눈도 떴지만 사람을 알아보거나 소리나 자극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최소 의식상태'였다.

    이런 상태로 이 회장은 6년 5개월간 삼성서울병원 20층의 접근이 제한된 VIP 병실에서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휠체어를 타고 복도를 오가는 '운동치료'와 소리나 자극을 주는 '자극요법'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의 모습(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 회장이 사실상 '무의식' 상태에 빠지면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시도 때도 없이 '이건희 사망설'이 나돌았다. 삼성은 그때마다 '사실무근'임을 밝혔지만 장기간의 와병으로 이 회장의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지배적이었다.

    이 회장의 와병 기간 삼성그룹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구속됐다.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동시에 부재하는 삼성그룹 초유의 사태가 터진 것. 여기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도 해체됐다.

    와병이 장기화되면서 이 회장이 갖고 있던 IOC 위원직도 그해에 내놨다. 당시 IOC는 "이 회장 가족으로부터 이 회장을 더 이상 IOC 위원으로 간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앞으로 대외활동을 할 수 없음을 이 회장 가족이 인정한 셈이었다.

    2017년은 이 회장이 45세의 나이로 그룹 총수에 오른지 3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하지만 기나긴 와병과 아들의 구속 등으로 이 회장 취임 30주년은 축하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이 회장의 부재에도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에 연착륙했고 삼성그룹의 글로벌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이건희의 시대'에서 '이재용의 시대'로 흐름이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이재용표 삼성'으로 가는 또다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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